일진그룹 패션사업 이끄는 남기흥 오리진앤코 대표 "디자인 입은 조프레시, 트렌드 주도"
“‘유니클로’가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유니클로’ ‘자라’ 등을 식상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캐나다 브랜드 ‘조프레시(Joe Fresh)’는 신선하게 다가갈 겁니다.”

조프레시를 수입 판매할 ‘오리진앤코’ 사장이 된 남기홍 사장(사진)은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의 독창성이 없거나 질 낮은 재료를 쓰는 기존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와 다를 것”이라는 얘기였다.

오리진앤코가 이달 말 명동에 1호점을 내는 캐나다 SPA 브랜드 조프레시는 지난해 북미에서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남 사장은 “‘클럽모나코’를 만든 조 밈란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맡고 있어 기존 SPA보다 디자인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진그룹 패션사업 이끄는 남기흥 오리진앤코 대표 "디자인 입은 조프레시, 트렌드 주도"
남 사장은 나이키, 리바이스, LG패션(현 LF) 등 패션 업계에만 28년간 근무했다. 일진그룹이 패션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 일을 그에게 맡긴 이유에 대해 “패션 사업의 경험 가운데 브랜드가 처음 자리 잡을 때 일을 많이 한 것을 (일진그룹이)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리바이스코리아의 매출이 25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성장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영업본부장을 지냈고, LG패션이 인터스포츠를 수입할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남 사장은 조프레시 경영계획에 대해 묻자 “처음부터 크게 벌일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올해 국내에 10개의 매장을 낸 뒤 내년엔 연매출 10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초창기에는 손해 보는 비싼 지역에 들어가지 않고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백화점에도 매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또 “매장 내 상품 교체 주기는 1주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빠른 상품 교체를 통해 급변하는 소비자 취향을 따라잡으면서 적정한 품질과 디자인 수준을 유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브랜드 정책에 대해 남 사장은 “조프레시의 슬로건인 ‘프레시 스타일, 프레시 프라이스’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빠른 유통과 합리적인 가격, 디자이너 SPA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슬로건”이라는 설명이다. 또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고가 남는다고 해서 30~70%까지 세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구성과 관련해 남 사장은 “상반기엔 여성복, 남성복을 들여온 뒤 하반기엔 아동복을 들여오고 추후 화장품 등 조프레시의 모든 상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앞으로 SPA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패션업계를 주도할 두 가지 트렌드는 스포츠를 접목한 아웃도어와 SPA”라며 “현재 2조원 규모인 SPA 시장이 앞으로 최소한 5조원대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 및 부품만을 전문으로 해온 일진그룹이 패션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형 매장에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야만 이윤이 남는 구조인데도 조프레시가 독점 판매권을 준 것은 일진그룹에 그만한 강점이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그중 하나로 빠른 의사결정을 꼽았다. SPA라는 사업의 성격과 일진그룹의 강점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얘기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