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18일 마감한 장류업체 샘표식품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는 3500명이 지원, 23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제품 ‘연두’ 광고가 방송을 타면서 회사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 산업용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그룹은 작년 하반기 1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지원자는 많았지만 원하는 인재가 없었던 탓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나타나던 인력 채용 양극화 현상이 중견기업에서도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 신문·TV 광고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소비재 기업에는 인재가 몰리는 반면 B2B(기업 간 거래) 기업에는 우수 인력이 지원을 꺼리고 있어서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45명 채용에 9000여명이 몰려 20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류사업을 하는 이랜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대졸 공채 경쟁률은 200 대 1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 공채 서류전형에도 3만5000여명이 몰렸다. 지난 20일 신입 채용을 마감한 의류업체 세아상역에도 6000여명이 몰려 20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다산네트웍스 등 중견기업뿐 아니라 소비재를 취급하지 않고 B2B사업에만 치중하는 대기업 계열사들도 필요한 인재를 뽑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서진 동국대 취업센터장은 “학생들은 언론에 광고하는 기업에만 지원하려고 한다”며 “대외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非소비재 대기업들도 "우수인재 확보 어렵다"
소재·부품·장비 등 비(非)소비재 기업들이 우수 인력을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진 다산네트웍스 등 중견기업뿐 아니라 B2B 사업을 하는 상당수 대기업들도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일진그룹은 수도권 및 지방대학을 돌며 캠퍼스 리크루팅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공채 경쟁률은 100 대 1 남짓이었다. 지난해 매출 2조5000억원, 영업이익 1010억원을 기록한 알짜 중견그룹이지만 사업 분야가 산업용 부품·소재에 치중하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탓이다. 때문에 47년 동안 부품·소재 분야에서 외길을 고집해온 일진은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최근 패션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그룹 지명도가 높아지면 우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기업은 중소·중견은 물론 대기업조차 취준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인재상에 걸맞은 우수 인재를 뽑는 데 애로가 많다”고 털어놨다.
대기업 그룹 계열사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CJ그룹의 경우 소비재나 방송분야 경쟁률은 200 대 1을 훌쩍 넘지만 케이블TV 업체 CJ헬로비전, 식자재 업체 CJ프레시안 등은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약해 경쟁률이 100 대 1로 낮은 편이다.
전선 및 산업기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LS그룹도 회사 홍보 차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구자철 예스코 회장,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구자은 LS전선 사장 등 경영진이 총출동해 대학가를 돌며 취준생들에게 입사지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통신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는 3년 전 대졸 신입 공채를 아예 없앴다. 대신 인근 특성화고의 추천 등을 받아 매년 10~15명의 고졸자를 공채로 뽑고 있다. 지난해 매출 1426억원을 기록한 탄탄한 벤처기업이지만 업무능력을 갖춘 대졸자의 지원이 거의 없어 성적이 우수한 특성화고 학생들을 선발해 인재로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취준생들이 스펙만 좇고 정작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데는 소홀해 인력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컨설팅업체 잡멘토의 안성만 대표는 “기업 정보가 취약하다 보니 취준생들이 TV 광고 등으로 알게 된 기업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스펙을 쌓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메모리 반도체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문제점을 ‘핀셋 진단’했다. 강도 높은 자기반성을 통해 임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요 사업부에 대한 그룹 차원의 경영 진단이 이어지며 사장단 인사, 조직 개편 등 경쟁력 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영상 메시지에서 주요 사업부의 실책을 거론하며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메모리사업부에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실기로 대형 고객사 엔비디아에 첨단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을 질책한 것이다.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해선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고 질타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신공장 가동 시점이 2026년으로 2년 넘게 늦춰졌다.TV, 스마트폰,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이 회장의 ‘현미경 진단’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 회장은 DX부문에 대해 “품질이 (삼성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매출 기준 세계 1위 애플 추격에 속도를 못 내는 이유와 TV, 가전에서 중국 TCL, 하이센스, LG전자 등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원인으로 ‘품질’ 문제를 꼽은 것이다.이 회장이 사장단이 아니라 부사장·상무급 임원을 대상으로 하나하나
지난해 미국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운 워렌 버핏이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은 늘렸다.17일(일본 현지시간)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일본 증권감독기관에 제출한 공시 서류에 따르면, 버크셔는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을 올들어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이토추, 마루베니 등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을 종전 8.09%에서 9.82%로 높였다. 버크셔가 일본 종합상사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약 5년전부터로 매년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있다. 버핏은 지난 달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일본의 5개 종합 상사가 버크셔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제한하는 한도를 ‘적절히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핏은 시간이 갈수록 이들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들 일본의 종합상사는 다양한 원자재, 제품 및 식품을 취급하며 종종 중개자 역할을 하며 물류 지원도 제공한다. 또한 운송, 에너지 및 금속 사업에도 관여해 ‘리틀 버크셔 해서웨이’로 불리기도 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미국 의류 시장에서 갭 등 중저가 의류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어나자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갭, 게스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미국에 옷과 가방 등을 공급하는 회사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고객사 매출 증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의류 납품처는 갭(71%), 월마트(9%), 아메리칸이글(8%)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고루 호실적을 냈다. 갭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이 예상치(37센트)를 넘어선 54센트를 기록해 중저가 의류 시장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4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매출이 늘어났다. 월마트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보였다. 핸드백 납품사도 호조세를 보였다. 마이클코어스, 게스 등 100만원대 미만 핸드백 가방을 주로 파는 회사에서 주문이 늘어났다. 올해 핸드백과 의류 생산량이 작년보다 각각 21%, 9.5%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한국의 생산 노하우를 해외 공장에 고스란히 구현하면서 품질은 유지한 채 인건비를 절감했다. 2014년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한 후 올해로 11년 차를&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