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렌즈 세계 1위 기업인 프랑스 에실로는 화공약품 수입업체인 삼영무역과 공동으로 한국에서 안경렌즈 사업을 하고 있다. 2002년 설립된 에실로코리아의 지분은 에실로가 50%, 삼영무역이 49.8%, 이승용 삼영무역 사장(사진)이 0.2%를 갖고 있어 양측 지분이 똑같다.

에실로코리아는 최근 대명광학 인수를 시도했으나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독과점’ 문제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며 “기업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에 해외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988년 설립한 안경렌즈업체 케미그라스를 에실로코리아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2002년 에실로와의 합작을 이끌어냈다. 에실로코리아는 프랑스 에실로의 고가 안경렌즈를 들여다 판매하고, 자회사인 케미그라스는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서 팔고 있다.

케미그라스의 해외 생산 확대를 주도한 이 사장은 “연 3000만개의 안경렌즈 생산이 가능한 베트남 공장이 올초 가동에 들어갔고 연 5300만개를 만드는 중국 공장도 최대로 돌리고 있다”며 “가동률을 좀 더 올리고 설비를 확충하면 생산능력은 연 1억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2억개 수준인 세계 안경렌즈 시장에서 8% 이상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케미그라스를 합친 에실로코리아의 경영실적(연결기준)은 지난해 매출 1817억원, 영업이익 411억원이었다.

이 사장은 “한국 일본 유럽 등은 안경렌즈 시장이 포화 상태이지만 중국 인도 동남아 등 신흥시장은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예컨대 중국의 안경 착용률은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저굴절렌즈 위주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안재광/추가영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