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갈 때 환전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겠죠? 환전만 잘해도 여행경비가 확 줄어듭니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공항에 가서야 환전을 생각합니다. 얼마쯤 경비를 써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되니까 ‘한 20만~30만원 정도 바꾸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즉흥적으로 돈을 바꿉니다.

그러다 보면 환전 수수료도 많이 들고 우대환율을 적용받지 못해 비싸게 외화를 사고, 돌아와서는 헐값에 파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환전 수수료를 아끼려면 무조건 일찍 바꿔놓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환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정에 쫓기며 환전하면 수수료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환전은 주거래 은행에서 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특히 급여통장을 이용할 경우 대부분의 은행에서 우대를 하고 있어서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죠.
인터넷을 잘 활용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율 수수료도 우대받을 수 있습니다. 우대환율이란 공시돼 있는 매매기준율에 가깝게 외화를 사고 팔 수 있도록 우대해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은행에서는 대부분 우대환율 서비스를 이벤트성으로 하지만 인터넷으로 환전을 하면 많게는 70%까지 우대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는 명동과 서울역 두 군데에 환전소가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은행에서 환전을 못했다면 서울역에 있는 환전소를 이용하세요. 은행은 4시면 업무가 끝나지만 환전소는 보통 밤 10시까지 운영합니다.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환전소(우리은행과 기업은행)는 공항으로 직접 연결되는 곳에 있어 편리하면서도 수수료도 쌉니다. 무엇보다 주거래 고객이 아니어도, 우대 쿠폰이 없어도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주요 국가 화폐는 최대 90%까지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 후 외화를 팔 때에도 시중은행보다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서울역 환전소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업무시간이 오전 7시~오후 10시, 우리은행은 오전 6시~오후 10시입니다. 서울역환전소는 서울역 뒤편 서부역으로 나가는 방향에 있습니다.

명동에 사설 환전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명동의 대표적인 환전소는 ‘코리아’와 ‘동아’입니다. 달러나 엔, 위안화 등을 바꿀 땐 사설 환전소가 그다지 유리하지 않지만 대만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기타 국가’의 통화를 바꿀 땐 적극 활용해보세요. 보통 대만 같은 국가는 여행객들이 달러를 환전해서 현지에 가서 환전을 하는데요, 명동 사설 환전소가 현지에서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환전을 해줍니다. 수수료도 매우 싸고요. 다만 100만원 이상을 바꿀 땐 사전에 전화해서 환전이 가능한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명동환전소는 보통 오후 8시께 문을 닫습니다. 코리아환전소 중정도서관빌딩 지하 1층 (02)310-9297, 동아환전소 (02)774-6100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