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이란? 자동차 일부분 개조 성능 높여 F1·WRC 등 모터스포츠 참가 차량들도 모두 튜닝카

‘튜닝(tuning).’ 자동차의 일부분을 개조해 성능을 높이는 것을 말하죠. 포뮬러원(F1)과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는 차량들이 모두 튜닝카입니다. 일반도로에서도 튜닝한 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이 ‘튜닝카=양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양카란 ‘양아치 카(자동차)’의 줄임말입니다. 차량 외관을 불량스럽게 치장하고 다니는 자동차들을 비꼰 말이죠.

최근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튜닝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며 규제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브라부스’ ‘AC-슈니처’ ‘ABT(압트)’ ‘테크아트’ 등 유명 해외 업체들이 앞다퉈 국내시장에 상륙하고 있어서죠.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유럽에선 잘 알려진 튜닝 브랜드들입니다. 그것도 각각 한두 개의 자동차 메이커만 골라 차량을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지조 있고, 뼈대 있는’ 업체들이죠. 튜닝에 들어가는 가격도 적게는 300만원에서 최고 1억원에 이릅니다.

브라부스가 튜닝한 벤츠 G클래스
브라부스가 튜닝한 벤츠 G클래스

◆브라부스=메르세데스 벤츠

지난 24일 공식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브라부스는 ‘칼슨’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 전문 튜닝 브랜드입니다. 전 세계 튜닝 브랜드 중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이기도 하죠. 세계 106개국에 진출해 있을 정도로 글로벌화된 곳이죠.

이 회사는 설립 배경이 흥미로운데요. 창업자인 보도 부시만의 아버지는 벤츠 딜러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들인 보도 부시만은 원치 않아도 벤츠를 타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좀 더 빠르고 젊은 벤츠를 타고 싶어서 튜닝을 하다 1977년 브라부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외관은 물론 엔진까지 튜닝해 최고출력이 700~800마력을 넘나드는 ‘괴물’을 만들죠. 브라부스는 자사가 튜닝한 차량에 벤츠 엠블럼 대신 ‘B’ 로고를 부착합니다.

AC-슈니처가 튜닝한 BMW
AC-슈니처가 튜닝한 BMW

◆AC-슈니처=BMW

AC-슈니처(이하 ACS)는 BMW를 전문적으로 튜닝하는 회사입니다. ACS의 전신은 ‘슈니처’입니다. 허버트 슈니처가

소규모로 운영하던 튜닝 숍에서 모터스포츠에 참가하기 위해 고성능으로 차량을 튜닝하면서 시작됐죠. 특히 이들은 BMW 차량만으로 모터스포츠에 참가, BMW 본사의 눈길을 끌게 됩니다. 이후 BMW는 레이싱에 참가하기 위해 차체의 경량화 및 안정성에 대한 작업을 슈니처에 맡기게 되죠. 두 회사가 협력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죠.

1987년 BMW의 최대 딜러 중 하나인 쾰이 슈니처를 인수합병하면서 지금의 ACS가 설립됐습니다. ACS는 BMW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BMW의 공식 레이싱팀인 ‘팀 슈니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독일의 대표적 레이싱 경기인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BMW가 13년 만에 이 대회에 복귀했는데요. 팀 슈니처가 벤츠, 아우디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ABT가 튜닝한 아우디 R8
ABT가 튜닝한 아우디 R8

◆ABT=아우디·폭스바겐

ABT(압트)는 역사가 100년이 넘었습니다. 1897년 독일에서 설립됐죠. 1900년대 초 독일에서 4개의 자동차 및 오토바이 제조회사가 통합해 아우디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ABT는 아우디 차량 튜닝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군수 물자를 만들었던 아우디는 경영난을 겪으며 도산 위기까지 내몰렸는데요. 이때 ABT가 아우디 차량을 개조해 독일에서 열리는 여러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아우디는 지금까지 ABT를 아우디의 공식 파트너로 지정해 각종 모터스포츠대회는 물론 신차 개발에도 참여시키게 됩니다. 아우디의 신차가 발표된 다음 날 바로 그 신차의 ABT 튜닝킷이 나온다는 점을 보면 아우디와 ABT의 관계를 잘 알 수 있습니다. ABT는 아우디와 함께 폭스바겐 차량도 튜닝합니다.

테크아트가 튜닝한 포르쉐 박스터
테크아트가 튜닝한 포르쉐 박스터

◆테크아트=포르쉐

‘스포츠카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포르쉐는 명성만큼이나 많은 튜닝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겜발라’ ‘스포르텍’ ‘루프’ 등등 말이죠.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 ‘테크아트’입니다. 그만큼 성능이나 품질 면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것이죠. 포르쉐에 무슨 튜닝이 필요할까 싶지만 테크아트는 내장, 외장, 퍼포먼스, 소모품까지 차량의 전반적인 모든 분야를 아우릅니다. 국내에는 다음달께 들어올 예정입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