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 옷가게서 투자 힌트 얻었죠"
“가까운 곳에서 목표물을 찾고, 투자는 멀리 내다본 결과입니다.” ‘제1회 한경 대학생 주식투자동아리 연합 세미나’ 투자대회에서 우승한 연세대팀 ‘가치투자 동아리 YIG’의 김영길 씨(경영 4년·사진)는 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비법을 털어놨다.

김씨는 국내외 불투명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한 달 새 1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씨가 이끈 연세대팀은 의류업체 ‘대현’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대현은 올초부터 유망주로 점찍은 종목입니다. 대현의 새 브랜드 ‘듀엘’ 매장이 신촌거리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었어요. 대회를 앞두고 주가 낙폭이 예상보다 커져 ‘이거다’ 싶었죠.”

김씨의 꾸준한 경제 공부와 주식투자 지론도 우승에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수들이 모인 투자동아리 안에서도 ‘주식에 미친 남자’로 통한다.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의 이야기 물꼬를 트는 건 어김없이 그다.

“어떤 종목을 매수하든 틀린 투자란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김씨는 “사람들과 투자 아이디어를 건전하게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떳떳한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속한 YIG 회원들은 ‘같이 가자, 가치투자’를 모토로 매주 모여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고, 자체 펀드 운용 방안을 논의한다. 군 복무 시절 읽은 ‘이채원의 가치투자’에 감명받고 2년 전 동아리에 가입했다.

주식투자 성공 비결을 묻자 김씨는 “주식 한 주를 사더라도 그 회사 전체를 산다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최고경영자의 역량, 기업 성장 스토리, 산업 발전 방향 등을 고려해 장기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수익률로 ‘대박’을 내기보다 가슴 뛰게 하는 기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글로벌 기업의 재무 담당자로 일하면서 죽을 때까지 기업 분석을 원 없이 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주최로 지난 8월29일~9월27일 한 달간 진행된 이번 주식투자 대회에는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총 5개팀이 참가해 학교에서 배운 투자 실력을 겨뤘다. 한경닷컴은 오는 12월 초 ‘2014년도 전국 대학생 주식투자 동아리 연합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이하나 한경닷컴 기자/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