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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7성급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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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7성급 호텔
    우리나라는 호텔 등급을 무궁화 개수로 표시한다. 미국은 다이아몬드, 영국은 왕관으로 구분한다.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별의 개수로 차별화한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호텔 등급 구분을 보면 특1급은 황금빛 바탕에 무궁화 5개, 특2급은 녹색 바탕에 무궁화 5개, 관광1급은 무궁화 4개, 관광2급은 3개, 관광3급은 2개다. 특1급은 5성급, 특2급은 4성급, 관광1급은 3성급에 해당한다.

    이런 등급은 어떤 기준으로 매기는 걸까. 공용공간과 서비스(205점), 객실과 욕실(300점), 부대시설(195점) 등 4개 부문을 700점 만점으로 평가한 뒤 90% 이상(630점)을 획득하면 특1급, 80% 이상은 특2급, 70% 이상은 1등급 등으로 결정한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특1급 호텔은 인터컨티넨탈서울, 리츠칼튼서울, 파크하얏트서울, JW메리어트호텔서울, 호텔롯데, 호텔신라, 반얀트리 등 20여곳이다.

    흔히 말하는 ‘6성급 호텔’이나 ‘7성급 호텔’은 공식 등급이 아니다. 시설이나 품격이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다는 걸 강조하는 비공식 타이틀이다. 국내 호텔업계가 이른바 6성급으로 꼽는 포시즌스, 파크하얏트, W호텔 등도 그렇다. 세계 최고급 호텔이라는 7성급 호텔 역시 공식 분류는 아니다. 이 가운데 유명한 건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과 아부다비의 에미레이츠팰리스, 브루나이의 엠파이어호텔이다.

    돛단배 모양을 닮은 버즈 알 아랍의 하루 숙박 가격은 기본형인 디럭스 원베드룸이 230여만원이다. 어른 두 명의 유럽 왕복 항공료와 맞먹는 값이다. 투베드룸은 500만원을 넘는다. 아랍 궁전풍의 에미레이츠팰리스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나 톱스타들의 공연도 자주 열린다. 화장실까지 금박으로 꾸며 화제를 모았다. 식용 금가루를 뿌린 ‘황금 카푸치노’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7성급 호텔이 생길 모양이다. 경복궁 옆에 세계적인 한옥호텔을 지으려다 학교보건법에 막혀 주춤했던 대한항공의 호텔신축 사업이 엊그제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가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유흥시설 등 유해성이 없는 관광호텔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와 학교 주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고품격 한옥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 인사동과 연계한 서울의 문화 랜드마크로 키워가는 게 좋다는 찬성 의견도 많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충족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해 방한하는 외국 관광객도 1100만명에 이른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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