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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전불감증…대구역 열차 추돌은 코레일의 '人災'…무궁화호 여객전무·기관사 '정지신호' 무시했다

승객 1300명 목숨 위협…대형참사 날 뻔
밤샘 복구작업…대구역 2일 운행 재개
< 찢겨진 열차 > 철도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경부선 대구역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탈선한 KTX 객차와 무궁화호 기관차 주변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찢겨진 열차 > 철도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경부선 대구역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탈선한 KTX 객차와 무궁화호 기관차 주변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전 7시15분 대구역. 서울행 무궁화호 1204호가 정차 중이던 지선에는 1번 신호기가 운행 금지를 알리는 빨간색 신호등을 켜고 있었다. 그러나 열차팀장(여객전무)은 신호등을 못 본 듯 기관사에게 무전기로 ‘출발’ 신호를 보냈다. 기관사도 빨간 신호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행을 시작했다. 역사 관제실도 운행을 제지하지 않았다.

1204호가 본선 합류 지점에 들어선 순간 서울행 KTX 4012호와 추돌했다. 대구역은 고속 KTX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해 새마을호나 무궁화호가 지선에 정차하는 사례가 흔하다. 정지 신호를 어기고 본선에 들어선 무궁화호는 KTX와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사고 당시 KTX가 주행한 본선의 2번 신호기는 운행 표시인 녹색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팀장과 기관사, 관제실 직원 누구도 신호 시스템을 점검하지 않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고 열차 세 편에 타고 있던 승객 1300여명의 운명이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되는 순간이었다. 사고로 인한 사망·중상자는 없었지만 경부선 열차 운행은 사고 발생 30여시간 뒤인 1일 오후 1시께까지 차질을 빚었다.
○빨간등 정지 신호 무시가 원인


이광원 국토교통부 철도운행관제팀장은 “대체투입 근무 중인 무궁화호 여객전무가 1차적으로 신호를 잘못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궁화호 기관사도 출발선의 신호기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대구역을 출발한 상행선 무궁화호 열차는 100여m를 가다가 본선 합류 지점에서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하던 상행선 KTX 열차의 옆면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9량으로 편성된 무궁화호 1204호의 기관차와 20량짜리 KTX 4012호의 2~9호 객차 등 9량이 탈선했다. 사고 직후 부산 방향으로 가던 KTX 102호도 탈선한 KTX 차량과 부딪혔다.

세 열차 모두 저속 운행 상태여서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었지만 사고 열차의 일부 승객들은 객차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었고, 두 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승객들은 열차표를 환불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느라 불편을 겪었다.

대구역에서는 2008년 2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행선 본선 진입을 기다리던 화물 열차가 빨리 출발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가던 무궁화호 옆면에 부딪혀 열차 운행이 20분 동안 지연됐다. 철도 전문가들은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신호 체계와 관제시스템, 코레일 직원들의 안전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철저한 원인 조사를 거쳐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30여시간 만에 운행 재개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복구 인력 500여명과 기중기 두 대를 동원해 밤샘 복구 작업을 벌여 1일 오후 1시께 KTX 운행을 정상화했다. 그러나 무궁화호는 파손된 철도 변환기 교체가 늦어져 경부선 상·하행선 모든 열차가 대구역을 무정차로 통과했고 열차 통과 시간도 10분 이상 지연됐다.

하성열 코레일 대구본부장은 “1일 오후 2시 복구 작업이 완료돼 열차 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대구역은 복구 작업 뒷정리와 점검 등으로 이날 하루 동안 열차가 정상적으로 정차하지 못했지만 2일부터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 여객전무

열차 내 서비스를 총괄하고 출입문 개폐, 승차권 확인, 열차 내 질서 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승객의 승하차를 확인한 후 무전기 등으로 기관사에게 출발 신호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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