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외부효과
기업 제품생산때 발생한 대기오염으로 생긴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 상태
긍정적 외부효과
사회 전체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
부정적·긍정적 외부효과→정부가 시장개입을 정당화하는 근거

‘괴물’은 2006년 개봉 이후 무려 13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12년 ‘도둑들’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6년간이나 ‘한국영화 최다관람객’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한 영화다. 최근 ‘설국열차’로 다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최고 출세작이기도 하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과 가족애적 코드, 환경오염 그리고 반미 감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슈를 스크린 속에 담으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특히 할아버지 희봉이 괴물에 쫓겨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강두를 향해 ‘어여 가라’는 손짓을 하는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며 수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환경오염은 사회적 비용 초래
영화 초반, 용산의 미군부대 영안실에서 미국인들이 다량의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방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관객들은 배출된 화학약품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영화 속 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폐수로 인한 피해는 현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오염된 물을 마시고 건강이 악화되거나 맑은 용수를 써야 하는 산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이다.
누군가의 무신경 또는 부주의, 아니면 고의로 하천에 방류된 폐수가 말 그대로 괴물을 만들어낸 것처럼, 경제학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의도치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외부효과’라고 부른다.
외부효과는 크게 ‘부정적 외부효과(외부불경제)’와 ‘긍정적 외부효과(외부경제)’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군부대가 현서네 가족에 직접적인 보상을 하지 않았듯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줬지만 보상은 하지 않는 상태를 부정적 외부효과라 한다.

시장 내 공급과 수요만으로 형성되는 균형점은 Qm이지만 외부효과까지 감안한 최적점은 Qo가 되는 것이다. 정부는 적정 수준 이상으로 공급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나 세금을 물리게 된다.
교육의 외부경제 효과
반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지만 시장 내에선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긍정적 외부효과도 있다. 교육이 대표적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육을 받는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술도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보조금 등을 통해 교육을 장려한다.

원래 고전경제학은 거래 당사자들만 이익을 보면 최적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외부효과는 거래 당사자 모두 이익을 봤더라도 제3자가 피해를 보거나 예상치 못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사회 전체적으로는 최적 균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시장개입을 정당화하는 근거 중 하나다. 부정적 외부효과에 대해선 세금이나 행정규제를 통해, 긍정적 외부효과에 대해선 보조금 등을 통해 시장이 달성하지 못한 최적균형을 정부가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외부효과의 내부화’라고 부른다.
네트워크 외부효과

이와 달리 속물효과는 다른 사람들의 재화 수요가 많을수록 그 재화의 내재된 가치가 하락해 다른 특정개인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희귀한 미술품, 고급가구, 의류나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재화에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
누가 보상할 것인가

“테레비 재미없다”는 양아들 세주(이동호 분)의 말에 강두는 리모컨을 찾다가 발로 눌러 TV를 꺼버린다. 마치 남의 일인 양. 영화를 보면서 모든 사태가 처음부터 미군의 독극물 무단방류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관객들은 다소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곧 수긍한다. 현실은 으레 그런 것 아닌가 말이다. 그런 관객들에게 영화는 강두와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세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딸 현서와 함께 괴물에 납치됐다가 구출된 남자 아이다. 피해자들끼리 서로 끌어안고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결코 보상받을 수 없는 부정적 외부효과에 대한 자기 치유로 다가온다. 사실 이 경우의 보상은 돈이 아니라 진실이었을 터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시네마노믹스 자문교수진 가나다순
▲ 송준 교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 이창민 교수 한양대 경영학과
▲ 정재호 교수 고려대 경영학과
▲ 한순구 교수 연세대 경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