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디자인 융합…고부가 산업 탈바꿈

스포츠 워킹화 시장 형성

프로스펙스 워킹화가 히트하면서 ‘스포츠 워킹화’라는 새로운 신발 카테고리가 생기자 경쟁사인 화승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르까프 워킹화를 생산하는 화승그룹은 워킹화 열풍에 따라 디자인 부문을 과감하게 아웃소싱했다. 휠라와 아식스 등도 워킹화 신상품을 뒤이어 내놓으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신발도 이젠 첨단 아이템
손호영 LS네트웍스 홍보팀 부장은 “워킹화는 이제 일종의 패션이 됐다”며 “의류회사에서 매 시즌 신상품을 내놓듯 신발업체들도 지금은 계절에 따라 새로운 워킹화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킹화 기능도 걷기 목적과 강도에 따라 세분화되는 등 계속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디자인의 운동화가 대부분이던 신발산업이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쇠락하던 부산 신발산업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하락세이던 신발산업은 고기능성 워킹화가 나온 2009년부터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부산 신발업계 매출이 7966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수출은 2011년 2억7200만달러로 이 기간 17.2% 늘었다.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에서 기능과 디자인을 중시한 신발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국내 신발업체들의 생산공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많지만 핵심 가공소재와 부품 등은 대부분 부산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영세업체들의 한계는 여전
전문가들은 신발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LS네트웍스와 화승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기업 규모가 워낙 작다는 지적도 있다. 신발업체의 80% 이상이 종업원 20명 미만일 정도로 영세하다. 중저가 제품 생산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한 신발업체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5년간 1600여억원을 투입해 부산 신발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정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