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멘델스존, 8중주곡 E플랫장조
솔로, 듀오, 트리오, 콰르텟, 퀸텟, 섹스텟, 셉텟, 옥텟은 각각 실내악의 독주부터 8중주까지 가리키는 용어들이다. 실내악 상식으로 8중주는 대편성이다. 신동 펠릭스 멘델스존이 겨우 16세(1825년)에 작곡한 8중주곡은 현악4중주곡의 악기 편성을 2배로 만든 것으로, 모차르트와 로시니에 필적하는 그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곡이다.

또한 현악합주가 빚어내는 정교하고 깔끔한 맛과 풍부한 음향 덕분에 덥고 습한 한여름 장마철에 듣기에도 그만이다. 풍려한 소리의 향연인 1악장도 좋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3악장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발푸르기스의 밤’의 악마적인 축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익살을 뜻하는 스케르초 악장답게 활기와 유머로 가득하다.

유형종 < 음악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