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맞은 직원에게 당부하는 말
김은선 < 보령제약 회장 eskimm@boryung.co.kr >
영화 관람과 비어타임으로 잔치를 마치고 난 후 내가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잊지 않고 당부하는 말이 있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께 전화 한 통씩 꼭 드리라”는 당부다. 생일은 누군가에게 축하를 받아 마땅한 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 전화 한 통에 부모는 자식들이 잘 자라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에, 더욱이 부모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마음에 큰 위안을 느낄 것이다.
그런 당부를 하면서 나 또한 부모님을 거듭 가슴에 되새겨본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던가. 항상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고 실천을 말하면서 막상 내 자식에게 쏟는 마음에 비할 바가 아님을 느낄 때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범인임을 깨닫는다. ‘생일날만이라도 부모님께 꼭 전화를 드리라’는 당부는, 그래서 사실 내가 내 자신에게 하는 당부이자 다짐일지 모른다.
진정한 효란 자식이 건강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제 몫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부모에게는 어떤 값비싼 건강식품보다 효과 좋은 보약이요, 어떤 호사스러운 옷보다 따뜻한 선물일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이 3대를 넘어 4대가 함께 살아가는 고령화 시대에는 그 중간자가 될 수도 있는 우리 세대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하다. 위로는 부모님께 건강하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아래로는 자식들에게 건강한 부모, 올바른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모님께는 효도요, 자식들에게는 본보기가 되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회사의 생일잔치는 계속될 것이고, 행사 말미에 ‘부모님께 전화 드리라’는 내 당부도 계속될 것이다. 생일을 맞은 사우는 그날 여러 가지 선물을 받아서 좋을 테지만 그 전화 한 통을 받은 부모님께는 자식이 받은 선물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선물이 될 테니까.
이 겨울, 부모님들이 우리가 전하는 안부를 기다리며 전화기를 들고 계신다. 건강하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괜스레 대문 너머를 내다보고 계신다.
김은선 < 보령제약 회장 eskimm@boryu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