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만 세금혜택은 '시대착오'
“기계설비 투자에만 세제혜택을 주는 것은 시대착오다. 고용확대와 내수진작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에도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
의료, 관광, 금융, 교육, 정보기술(IT), 유통, 방송ㆍ통신 등 서비스산업 대표 단체 32곳이 참가해 지난 9월 창립한 ‘서비스산업총연합회’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주자들에게 서비스업 도약을 위한 정책방향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용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취약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선진국 도약이 힘들다는 주장이다.
◆“서비스가 내수 활성화 원동력”
전국 900만 서비스산업 종사자로 구성된 서비스산업총연합회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서비스산업이 향후 고용 창출과 내수 활성화를 견인할 원동력’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차별을 철폐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연합회는 이날 모임과 별도로 오는 15일 대선 후보들을 초청해 선언문을 전달하고,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물을 계획이다.
연합회는 선언문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차별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 관료 시절 서비스업 지원을 줄곧 밀어붙였던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박병원 회장(현 은행연합회장)은 “서비스업은 그동안 경제성장 과정에서 제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전략’에 따라 세제, 재정, 금융, 인프라 등 제반영역에서 차별을 받아 왔다”며 “이 때문에 서비스업종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전무하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개발연대 이후 ‘수출입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 경제를 견인해 온 제조업 중심의 경제 운용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제도의 경우 사실상 기계설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주로 제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차별 사례로 들었다.
연합회는 또 일자리 창출 방안을 서비스산업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외에는 청년층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지원해 고용 질 높여야”
연합회는 이날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내수진작 특별대책을 마련할 것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조속한 제정도 촉구했다. 이영한 연합회 부회장(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은 “문화·예술, 관광·레저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것이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로 유출되는 이런 수요를 국내에 잡아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서비스산업 분야별 발전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금융산업의 경우 경영 자율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특정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라고 하지 않더라도 은행들은 우량한 대출고객을 잡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학원 운영 자율권 보장 △의료관광산업 육성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 △산업용 부동산 관련 종부세 폐지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기업 입주 허용 등도 촉구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