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째 하락하며 1900선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24일 오전 11시7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6포인트(0.70%) 하락한 1913.94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장중 1901선까지 빠졌다가 국가지자체 등 기관이 매수 규모를 늘리자 낙폭을 서서히 줄여가는 모습이다.

지수는 이렇다 할 저항 없이 지난달 19일 2012.74(장중 고점)에서 100포인트가량 내주며 190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 주체인 기관과 외국인 중 어느 하나 시장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외국인의 자금 이탈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초 이후 14조8000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지난 7월 이후 순매수를 지속하다가 최근 순매도로 돌아섰다. 누적 순매수 대금은 지난 23일 기준 13조80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자산에 대한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외국인 비차익 순매도 등의 자금 이탈 조짐이 관찰됐다"며 "외국인 수급은 당분간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유입된 외국인의 차익·비차익 순매수 규모는 각각 4조8000억원과 12조4000억원으로 차익 실현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기관 역시 주식형 펀드 환매 수요와 포트폴리오 변화 등으로 매수 규모를 늘리기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만 외국인이 본격적인 자금 이탈을 준비하는 것인지 매수세가 잠시 둔화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역으로 대규모 자금 이탈 조짐이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수급 면에서도 외국인이 현물을 팔기도 하고 선물을 사기도 하는 수준이지 강한 매도 징후는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과 관련한 불확실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 외국인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매도 부분은 기본적으로 해외 증시 쪽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모습일 수 있다"며 "해외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수급은 점차 개선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이어 "이번 주중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미국 애플 실적이 증시의 긍정적인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며 "이후 다음 주로 넘어가면 미국 대선과 중국 정권 교체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줄어들기 때문에 외국인의 동향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