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늘리고 온라인 플랫폼 강화…소매영업 강자 목표 '거꾸로 경영'
리서치센터·법인영업팀 최고 수준
금융투자업이라는 링 위에서는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자신 있어
CEO 4년차 … '펀경영' 소신 안변해…직원이 즐겁게 일해야 고객도 웃어
“리테일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겠습니다. 금융투자업이란 링 위에서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사진)의 말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설립 5년째인 신생 증권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다 증권업계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싶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갔다. “10년 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증권사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이를 위해 “시장 침체로 지점을 폐쇄하는 대형 증권사와 달리 지점을 꾸준히 늘리고, 온라인 플랫폼 투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들과 다른 ‘거꾸로 경영’을 펴겠다는 얘기였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주 사장의 말을 빌리면 지난 4년간 얻은 성과가 자신감의 바탕이다. 그는 “법인영업 및 리서치능력은 업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틈새시장의 선두주자라는 평가에 만족할 수 없어 리테일분야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얼핏 욕심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KTB투자증권의 2012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을 보면 이런 선입견을 접어야 할듯 싶었다. KTB투자증권은 1분기에 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14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대부분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점과 비교하면 뭔가 대단한 비결이 있는 듯 느껴졌다.
▷1분기 실적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비결은 무엇인가요.
“1분기엔 KTB투자증권 자회사인 KTB네트워크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KTB네트워크가 장기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테라세미콘 지분을 팔아 2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었거든요.”
▷2분기 실적도 기대해도 됩니까.
“1분기만큼은 아니지만 2분기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진 않을 겁니다. 증권업계가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KTB투자증권이 강점을 가진 법인영업, 특히 채권영업 파트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회사인 KTB PE 등이 실력을 발휘해준다면 수익이 엄청나게 증가할 겁니다.”
▷다른 회사와는 달리 영업점을 늘리고 있는데, 성과를 낼 것으로 봅니까.
“리테일 부문을 키운다고 해서 지점 수만 늘리는 게 아닙니다. 대형 증권사들과 똑같은 전략으로는 승산이 없습니다. 우리는 영업지점을 낼 때마다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한다는 생각으로 특화된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일종의 ‘위성전략’이라고 할까요. 무조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치중하기보다는 채권판매 등에서 전문성을 갖도록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습니다. 법인채권영업 및 운용, 각종 펀드 판매 등 금융상품 영업을 담당했던 직원들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상황이 어렵다보니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금의 증권업계가 ‘레드오션’이라는 말에는 동감합니다. 한정된 링 위에서 챔피언을 가리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그냥 레드오션으로 치부하기엔 변동성이 큰 시장입니다. 불과 10년 전 업계 판도와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다르거든요. KTB투자증권은 10년 뒤 링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법인영업, 채권영업 등에서 챔피언급 수준이 됐습니다. 그러나 인지도나 업력이 필요한 리테일 부문에선 취약점이 나타났습니다. 강한 리서치 힘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힘을 발휘할 시점입니다.”
▷온라인 거래시장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리테일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동안 기관영업을 주로 하다보니 KTB투자증권의 온라인 거래시스템에 대한 역량은 과소평가돼 있었습니다. KTB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개발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발하는 인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시스템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수정할 수 있죠. 작년 1월 국내 주식매매가 가능한 ‘KTB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것도 이 덕분입니다.”
▷아무래도 고객들은 대형 증권사의 거래시스템을 선호하는 것 아닙니까.
“저희 온라인 매매시스템을 써보면 차이를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주저하는 고객들을 모시기 위해 온라인 수수료는 0.01%로 거래대금 100만원당 업계 최저 수준인 100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만 거래해 보고 판단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종합증권사로 탈바꿈한 지 만 4년이 지났습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합니까.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KTB투자증권은 2008년 7월 설립됐습니다. 저는 2009년 3월 대표로 취임했고요. 취임하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 중 하나가 리서치센터의 역량 강화입니다. 영업을 통해 눈에 보이는 수익을 빨리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탄탄한 리서치센터가 받쳐준다면 영업도 자신감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덕분에 KTB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는 모든 분야의 산업·기업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성과로는 법인영업도 빼놓을 순 없겠죠.
“법인영업팀도 업계 최고입니다. KTB네트워크를 발판으로 키운 기관영업력이 리서치센터와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만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 분야는 빠르게 자리잡았고, 앞으로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겁니다.”
▷CEO로서도 4년차입니다. 초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까.
“처음보다는 보수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웃음) 대표직을 맡으면서 좀더 신중해진 경향도 있고 증권업황이 과거보다 어렵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일하자는 ‘펀(fun) 경영’에 대한 소신은 변함없습니다. 직원도 즐겁고, 투자자도 즐겁고, 투자자 가족들도 즐거운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해야 합니다. 저희는 ‘놀이터’라 부르는 사내인트라넷이 있습니다. 최신 유머부터 직원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올립니다. 직원들과 교감을 해야 고객들과도 교감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증권맨’이라는 호칭을 좋아하는지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채권부 영업부 주식운용팀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이후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을 거쳐 KTB투자증권 CEO를 맡고 있죠. 스스로 증권업계의 바닥부터 공부해 온 ‘토종 증권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일해봤기 때문에 KTB투자증권이 종합증권사로 자리잡기 위해선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관영업과 소매영업을 함께 성장시키기 위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게 꿈입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