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차 깜찍한데?”

시승 중이던 아우디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3’를 본 기자의 지인은 이렇게 말하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말했다. “이 차 3000만원대지?”

기자는 면박을 줬다. “에이, 차 좀 안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개념 없는 말을 해. 아우디잖아 아우디. 이 정도면 4000만원대 중후반 정도는 할거야.”

기자도 차값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터라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봤다. 잠시 후 우리 두 사람은 깜찍한 차 안에서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 차가 5470만원이라고?!”

아우디 Q3의 경쟁차로는 BMW ‘X1’과 메르세데스벤츠 ‘GLK’가 꼽힌다. 이들의 가격을 잠시 들여다볼까. X1은 국내에서 4가지 라인업이 판매되고 있다. 모델별 가격은 △‘18d’ 4490만원 △‘20d’ 5180만원 △‘23d’ 6160만원 △‘23d 하이’ 6590만원이다. 아우디 Q3가 배기량 2000㏄급이므로 20d와 비교하면 290만원 비싸다. 18d 보다 차값은 Q3가 1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벤츠 GLK는 5860만원이나 하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는 개인적으로 두 차를 비교하기가 좀 어색하다. 일단 차체부터 GLK가 더 크다. GLK는 Q3보다 길이가 140㎜ 길고, 높이는 62㎜ 높다. 엔진 배기량도 GLK는 2200㏄급으로 체급이 큰 편이다.

Q3와 플랫폼을 같이 쓰는 폭스바겐 티구안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티구안의 가격은 3790만~4450만원. 그래서일까. 티구안은 지금 계약해도 2~3개월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Q3는 1~2주일이면 차를 뽑을 수 있다.

콤팩트 SUV이니 뒷좌석 공간이 협소한 건 그렇다 쳐도 트렁크마저 좁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차의 트렁크 부분 C필러를 과도하게 눕혀 트렁크 공간을 잡아먹었다. 트렁크만 보면 SUV보다는 해치백(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는 승용차)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Q3의 트렁크 용량이 460~1365ℓ로 X1(420~1350ℓ)보다는 크지만 수치와 실제 공간 활용성은 차이가 있다.

사실 이번 ‘이 차 왜 이래’는 ‘이 차 가격이 왜 이래’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높은 차값과 좁은 트렁크 공간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다. 2000㏄ 디젤 터보 엔진과 아우디의 전매 특허인 4륜 구동 시스템은 운전의 재미를 준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을 통해 ‘다이내믹’으로 설정하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면 조금이나마 포르쉐의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잘 나왔고, 연비도 ℓ당 14.1㎞로 수준급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