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0d, 디젤 스포츠세단 '핫 스타' 라지만…"덜덜~" 소음·진동은 어쩔 수 없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예진 기자의 '까칠한 시승기' - 내장 '내비' 는 있으나마나
자,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는 320% 리얼(장점은 넘치므로 단점만 쓰겠다). “파워풀한 힘에 마초 본능을 자랑하는 320d, 사실 집에서 밥 짓는 순정남이다.” 엔진룸에서 ‘칙칙’하는 밥솥소리를 들었다는 구매자들이 100여명. 이들은 주행거리 1만㎞ 안팎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제보해왔다. BMW는 “No Problem(문제없다)”이라고 했다는데, 기자의 시승차에선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이 문제는 패스(해당 차량은 신속한 조치 부탁 드려요).
밥솥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기대만큼 조용하진 않았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감지됐다. 320d의 자자한 명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청각이 예민해졌나?
동그란 버튼을 왼쪽, 오른쪽 이리저리 돌려 조작하는 ‘조그셔틀’은 여간해선 손에 익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은 길뿐만 아니라 인내심도 잃게 만든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듯 자음 모음 한 글자씩 돌려가며 주소를 입력하다보면 답답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꺼내들게 된다(국내에서 이렇게 많이 팔리는데 터치형으로 바꿔주시지). 비 오는 날이면 정신줄을 놓는 와이퍼도 불만거리로 자주 등장한다. 무엇보다 겨울철 스키장을 즐겨 찾는 스노보더들에겐 ‘비추’다. 후륜구동이어서 눈길에 잘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뒷좌석을 접을 수 없어 스키 등 긴 물건을 넣기에 불편하다.
이래도 5000만원을 주고 이 차를 사겠는가? 소신껏 ‘네!’라고 답한다면 당장 전시장으로 달려가라. 지금 계약해도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