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심층진단
올 영업이익 3조2000억 전망…주가 PBR 1.0배까지 반등 기대
日신일철-스미토모 합병은 車강판 판매에 되레 기회될 듯…연내 포스코특수강 상장 추진
아시아 철강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철강산업이 급속한 외형 성장으로 전 세계 조강생산의 46%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1위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은 오는 10월 스미토모금속과의 합병을 통해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2위 철강사로 재탄생한다.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과 일본의 대형 철강업체 출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강생산량 3900만으로 세계 4위를 기록한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체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적극적인 해외 투자, 그룹사 동반 성장 등이 돋보인다.
○하반기 안정적인 실적 전망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수요 부진에 따른 철강재 가격 하락과 고가 원재료 투입으로 42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인 4.5%로 하락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저가 원재료 투입이 본격화하면서 영업이익이 1조57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0%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11.5%로 회복했다.
하반기 실적은 업황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 덕분에 안정적일 전망이다.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수출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투입 원재료 가격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은 86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제품 가격은 계절적 수요와 중국 가격 반등에 힘입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추정 연간 실적은 개별 기준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 정도다. 영업이익률은 8.7%로 지난해(10.6%)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포스코의 현재 주가가 주당 장부가치 대비 0.8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업황이 회복될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48만5000원)인 PBR 1.0배 수준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포스코 주식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철강사인 포스코의 빠른 실적 회복과 주가 반등을 기대한 저가 매수세로 여겨진다.
○대형 업체 출현은 위협이자 기회
일본 내 1위 철강회사인 신일본제철과 3위 스미토모금속이 10월1일 합병을 통해 작년 조강생산량 기준 글로벌 2위 업체로 재탄생한다. 두 회사는 한계에 이른 일본 내 철강 수요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시장 확대와 비용 절감, 상호 보유 기술의 활용 등을 합병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5~10년 뒤에는 연간 6000만~7000만의 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 강판과 에너지용 강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외 제철소 건설에서 포스코는 일본 고로업체보다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국영 철강업체인 크라카타우스틸과 제휴해 1단계로 2013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300만 규모의 고로를 짓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동국제강, 발레와 함께 2015년 8월까지 300만 규모의 고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지에서 자동차용 강판과 전기강판, 가전용 고급 냉연재를 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과 에너지용 강재를 전략 품목으로 선정해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의 합병이 포스코에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회사는 일본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점유율이 60%에 달하는데, 이 경우 일본 자동차업체는 한 철강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최근 포스코가 일본 도요타자동차 협력업체 단체인 ‘교호카이(協豊會)’의 정식 회원이 된 것도 긍정적이다.
○‘포스코 패밀리’의 동반 성장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철강과 E&C(엔지니어링 및 건설), 에너지, 화학·소재, 무역사업을 중심으로 동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E&C사업은 포스코그룹의 수주 비중을 낮추고 포스코플랜텍과 대우엔지니어링, 성진지오텍 등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플랜트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화학·소재 부문에서는 포스코켐텍이 일본 업체와의 합작회사(JV)를 통해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코르타르를 원재료로 한 탄소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포스코엠텍은 포스코의 고급강 제조에 필요한 부원료 공급과 발광다이오드(LED) 기판 소재인 고순도 알루미나 등 첨단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에너지는 기존 발전 용량의 확대와 더불어 연료전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기존 비즈니스 컴퓨터에서 프로세스 컴퓨터 사업으로 진출하면서 IT(정보기술) 기반의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철강재 트레이딩 물량이 늘어나면서 포스코 패밀리사와 철강, 자원개발, 해외 사업 등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내년 5월 미얀마 가스전의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수익 구조가 좋아질 전망이다.
○신용등급 하락해도 영향은 제한적
최근 업황 부진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따른 재무지표 악화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은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에 대해 ‘A-’의 신용등급과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보유 중인 비영업 자산 매각과 계열사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보유 중인 금융 및 통신사 주식 매각을 통해 약 6000억원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비상장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공개를 완료할 계획이다. 만약 신용등급이 하락하더라도 포스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포스코의 현재 신용등급은 글로벌 철강업체 중 최상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실질적인 이자비용 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