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9일 오전 10시31분

[마켓인사이트] "KT 돈 걱정말고 해외 M&A하라"…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 뭉쳤다
KT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약 5000억원을 지원해 주기로 하는 등 든든한 지원군도 확보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통신사 인수나 지분 참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KT글로벌투자파트너십 사모펀드’에 각각 4000억원과 600억원을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새로 결성된 펀드의 운용사(GP)인 KB인베스트와 루터어소시에잇도 각각 130억원과 2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규모는 4750억원으로 확정됐다. KT가 같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T가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쓸 수 있는 돈은 최대 1조원에 이른다.

KT는 올초 국민연금의 코퍼릿파트너십 프로그램(CPP)에 참여해 해외 M&A 전용 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KT와 국민연금이 절반씩 투자하는 매칭펀드 형태로 투자 대상이 정해지면 투자자가 즉각 자금을 투입하는 ‘프로젝트 펀드’다.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는 기존 펀드를 기본으로 규모를 키운 것이다. 국민연금과 함께 국내 양대 ‘큰손’으로 평가받는 우정사업본부가 가세한 점이 특징이다.

KT는 작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통신회사(텔콤)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텔콤처럼 해외 통신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와 관련, 지난달 글로벌 사업설명회에서 2015년까지 글로벌 매출 4조원 달성을 위해 전략부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7000억원에 불과했다. 위성사업부를 분사한 뒤 지분 49%를 매각, 해외 유력 업체와 제휴하는 안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선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손을 잡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두 기관이 손을 잡고 국내 기업의 해외 M&A를 지원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