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베네수엘라 최대 정유시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39명이 사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새벽 1시15분께 북부에 위치한 국영석유회사(PDVSA)의 아무아이 정유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사망자 39명을 포함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사고 원인에 대해 “정유소 내에서 가스가 유출된 뒤 불이 붙어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화재가 진화됐다고 밝혔지만 화재 현장은 여전히 검은 연기가 자욱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주요 산유국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생산량은 270만배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2개 남미 회원국 중 최대 규모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과 중국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러나 이번 화재가 국내외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미레스 장관은 “폭발사고가 정유소 내 저장시설 근처에서 발생해 주요 생산시설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며 “늦어도 이틀 내에 공장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석유 재고가 충분하고, 수출 중단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한 아무아이 정유공장은 파라구아나 정유단지 내에 있다. 파라구아나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유단지로 하루 정제량은 90만배럴가량이다.

PDVSA는 최근 몇 년간 원유 유출 등 잦은 사고를 냈다. 이번 폭발사고로 시설에 대한 투자와 관리를 소홀히 한 PDVSA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사고는 최근 베네수엘라 석유시설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로 꼽힌다. 앞서 1993년 베네수엘라 라스 테헤리아스 지역 고속도로 밑에 매설된 천연가스 파이프가 폭발해 36명이 사망했었다.

사망자 수가 늘어나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국영TV와 전화통화에서 “화재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줬다. 매우 슬프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