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유럽중앙은행(ECB)에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일(현지시간)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 등 행동에 나서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란 분석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1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 ECB가 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ECB가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든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드라기 총재가 2일 ECB와 유로안정화기구(ESM)를 통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유로존 위기 등 불확실성으로 전 세계 경제에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며 “각국 정책당국은 전면적인 위기관리 모드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정상들은 다음달까지 더 강력한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경제도 심상치 않다고 경고했다. “올해 말 불어닥칠 재정벼랑(fiscal cliff)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아직 그리스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IMF는 결코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