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無)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유럽 악재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다 보니 모멘텀도 없고, 수급도 부족하고, 이렇다 할 주도주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반기 증시 여건이 만만치 않지만,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3대 경제축이 경기 부양과 위기 해결에 나설 경우 상반기보다 좋아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전차 군단’이 현재 지수를 떠받쳐주고 있지만, 완전한 주도주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좋은 만큼 이들 종목을 분할 매수할 필요는 있지만, 상승 탄력이 강한 종목으로 보기는 힘들다. 상반기에 화장품 관련주와 게임주 등이 그랬듯이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알짜 중소형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

◆전차군단은 버리지 말라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종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게 좋다. 특히 삼성전자는 주가가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만한 종목이다. 당분간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넘버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반도체 업황도 개선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업종에서 눈여겨볼 만한 종목은 기아차다. 유럽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에서도 사상 최대 판매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반기에 K3 등 신차가 추가되는 만큼 실적이 꾸준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덕분에 현대차보다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낙폭 과대주 주목

하반기에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낙폭 과대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중국이 하반기에 투자를 확대할 경우 화학업종이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다. LG화학은 당초 우려보다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낸 데다 석유화학과 IT소재 부문을 증설한 덕분에 외형도 성장하고 있다. 반면 주가는 고점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가격메리트를 감안해 중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써볼 만하다.

SKC도 하반기에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프로필렌옥사이드(PO)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폴리에스터(PET) 필름 설비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SK텔레시스와 SKC솔믹스의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좋은 중소형주에 관심을

고수익을 생각한다면 실적이 받쳐주는 중소형주가 제격이다. 상반기에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업종은 대부분 중소형주였다. 그러나 이미 상반기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화장품이나 게임업종보다는 제약·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는 게 바람직하다.

종근당은 약가 인하에 따른 타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3분기부터 한국로슈와 공동 프로모션을 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스엠과 YG엔터테인먼트도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로 꼽힌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해외 공연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스엠에선 소녀시대 샤이니 f(x) 등이, YG엔터에선 빅뱅과 2NE1이 수익 창출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유럽 위기가 머지않아 해소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차군단을 기본으로 하되 상승 탄력이 있는 낙폭 과대주와 중소형주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을 권한다. 현금이 부족하다면 지수가 반등할 때 기관 또는 외국인 수급이 약한 종목을 매도한 뒤 향후 증시를 이끌 주도주를 매수하는 전략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