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평균 수령액 103만원…은퇴자 노후자금 마련 '효자'
안씨처럼 늦게라도 안정적 노후 준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집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이른바 ‘3층 노후보장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노인들이 주택연금을 통해 스스로 안정적 노후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고령화 추세 속도가 빨라지면서 앞으로 주택연금이 은퇴자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연금 출시 5주년을 맞아 가입자 현황을 분석해 24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월 평균 연금 수령액은 10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도시가구 평균 근로소득(130만원)의 80% 수준이다.
가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현재(11일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는 총 9733명으로 다음달 중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가입 요건이 최근 기존 ‘주택소유자와 상관없이 본인과 배우자 모두 만 60세 이상’에서 ‘주택소유자 60세 이상’으로 바뀔 예정인데다 의료비·생활자금 등으로 쓰기 위해 담보금액의 일부를 헐어 쓸 수 있는 ‘일시인출금’ 한도가 총액의 30%에서 50%(최대 2억5000만원)로 늘어나면서 가입자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73세로 조사됐다. 70~74세 가입자가 28.6%로 가장 많았고 75~79세 22.6%, 65~69세 21.4% 등의 순이다. 특히 60~64세 가입 비중이 작년 말 10.0%에서 올 들어 14.5%로 크게 늘어났다. 박승창 공사 주택연금부장은 “은퇴와 동시에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입자 가족 구성을 보면 부부 59.4%, 독신남 7.7%, 독신녀 32.9%로 나타났다. 가입자들이 담보로 내놓은 주택의 평균 가격은 2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 주택연금
60세 이상의 주택소유자가 주택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식으로 대출받는 제도.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고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다. 대상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