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낸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들은 호텔 부족과 미분양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미분양 주택과 관광숙박시설 수요지역이 매칭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토해양부가 23일 발표한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2만2288가구다. 그런데 숙박시설 부족현상이 심각한 서울에는 고작 1698가구(전체의 2.7%)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95%는 경기도(2만1173호)에 몰려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쇼핑과 관광을 위해 선호하는 숙소는 이동이 편리한 서울 도심”이라며 “서울시청에서 40㎞나 떨어진 데다 제대로 된 기반시설 하나 갖춰지지 않은 경기도 외곽에서 자려고 하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호텔 설립 인·허가권을 가진 각 지자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옆에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를 얻거나 복도와 주차장 등 공유지분을 사용하도록 계약을 맺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광과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는 같은 단지에서도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있다”며 “초기 단계부터 분양받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호텔에 위탁 운영키로 한 일부 오피스텔이라면 모를까 소유권이 개인에게 넘어간 아파트에서 주민 동의를 얻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관계자도 “숙박시설은 소위 ‘러브호텔’로 운용될 개연성이 크고 도시 및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어떤 주민이 자기집 옆에 호텔이 들어오는 것에 찬성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마저 확신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인 단계라 실행 여부를 말하기 힘들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다급해진 정부 심정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허둥대다가 혼란만 가중시킬까 우려된다.
문혜정 건설부동산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