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등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이 유럽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더 이상 고객들의 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는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유럽 채권시장이 불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유럽 MMF의 신규 투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보도했다. 투자를 받지 않기로 한 MMF는 JP모건이 5개, 블랙록이 2개다. JP모건은 세계 최대 MMF 판매사여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투자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MMF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인 유럽 채권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들에게 약정한 수익을 돌려주려면 회사채와 국공채 등에 투자해야 하지만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유럽에서 안전한 채권은 금리가 지나치게 낮고, 금리가 높은 채권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크다. 이에 따라 최근 채권 매니저들이 고객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 수수료를 깎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독일 등) 일부 채권은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유럽 시장에서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채권 매니저들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