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 집안의 자제와 결혼한 2년차 주부 A씨는 샤워중인 남편의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오길래 무심코 봤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우연히 접한 그 메시지 내용은 '잘 가고 있어? 사랑해 오빠'였다.

결국 A씨는 남편의 카드내역과 통화내역을 조회했고 그동안 숙박업소와 유흥으로 소비한 내역을 모두 확인하고는 이혼소송을 냈다.

평소 자동차에 광적일 정도로 집착을 보이며 수집에 몰입해온 남편 B씨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자동차가 25대였고 대부분은 고가의 외제차였다.

아울러 교제중인 여성수 또한 차의 대수와 거의 동일했다.
[인터뷰] 얼짱변호사 이인철 "외제차 25대 가진 대기업 3세, 외도로 그만…"
이인철 법무법인 윈 변호사는 A씨로부터 이 사건을 맡아 상당한 금액의 재산분할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인철 변호사는 최근 '생방송 오늘아침' '생생 정보통' 등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혼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형 로펌출신이면서 민사 형사 두루 사건을 맡아왔지만 특히나 이혼 분야에서 높은 승소율을 자랑하면서 이분야를 특화하게 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예나 지금이나 외도 폭행이 이혼사유의 1순위를 지키고 있다"면서 "외도의 경우 핸드폰 문자나 카카오톡 내용이 발각되면� 소송으로 오게 되는 경우가 늘었다"고 밝혔다.

배우자간에 상호 이혼 의사가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쪽에서 이혼을 거부할 경우 이혼의 유책사유가 상대방에 있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는 증거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황혼이혼이 신혼이혼율을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었지만 신혼이혼의 가장 큰 비중은 예단·혼수문제가 차지한다.

실제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고 전문직일수록 여성에게 예단을 강요하는 예가 많았다.

한 의뢰인은 시어머니가 제시한 예단 리스트에 따라 샤넬백은 물론 밍크코트 여러벌 등을 준비해 초호화 결혼식을 올렸으나 남편의 외도로 배신감을 느끼고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생활과 고부갈등은 뗄레야 뗄수없는 것이지만 최근 이혼소송의 특징은 장모와 사위간의 갈등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인철 변호사는 "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자녀를 친정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보니 왕래가 잦아지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에는 친정어머니는 이혼을 되도록 말리려 했다면 요즘 친정어머니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이혼을 먼저 요구한다.

자녀도 하나 혹은 둘뿐이고 딸이 귀한 시대에 애지중지 키운 딸을 고생시킬 수 없다는 의지인 것.

바람을 피운 배우자가 외도를 한 상대 중 1위는 단연 '직장내 동료'.

한 남편은 회사 동료, 상사, 후배 등 5~6명과 엽기적으로 바람을 피우다 발각되기도 했다.

외도상대 2위는 남성들의 '밤문화'로 비롯됐다. 술집 여성이나 노래방 도우미 등이 그 대상이다.

3위는 최근 트랜드를 반영한 동호회 멤버였다.

특히 이인철 변호사를 찾아온 의뢰인중에는 배우자가 산악 동호회를 통해 만나다 불륜으로 엮이게 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이혼은 최대한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자녀가 받을 상처를 고려하고 자녀 입장에서도 생각했으면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이혼후 심리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해야겠다 결정했다면 준비없이 이혼을 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간통죄가 존재하기 때문에 성관계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호텔로 들어가는 사진 등이 있다면 형사고소를 한 수 있다. 침대에서 DNA를 채취할 수도 한다.

이같은 직접적 증거가 없다면 형사고소가 어렵기 때문에 민사소송에 돌입해 위자료를 청구해야 한다.

불륜을 증명하는 문자메시지라든가 사진, 불륜시인 각서 등이 이 증거에 해당된다.

이인철 변호사는 "예전에는 바람피우다 발각되면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더 뻔뻔하고 당당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도덕관념이 약해져 죄의식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폭행을 당했을 경우 배우자의 잘못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이나 진단서 등이 필수다.

가장 중요한 자녀양육권 문제에서는 무조건 '애를 데리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쟁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양육권 경쟁에서는 자녀를 데리고 있는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결은 거의 엄마쪽으로 유리하게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혼소송중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금 등의 재산을 파악해두고 가압류나 가처분으로 묶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남편이 나몰라라 하는 경우에는 회사에 직접 지급을 청구해 원천징수할 수도 있다.

이인철 변호사는 "최근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조건을 보고 짧은 교제끝에 결혼하는 경우 이혼율이 높다"면서 "가급적 연애를 오래하면서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혼소송은 한두달안에 끝나는 경우가 없고 최대 3년가까이 끈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외롭고도 힘든 싸움이라는 것.

부부간의 권태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것이 좋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변호사의 경우 최근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자녀와 함께 텃밭을 일구는 재미에 빠졌다고 귀띔했다.

"어차피 자녀는 크면 부모 곁을 떠나잖아요. 결국 남는건 부부뿐인데 서로 같은 취미를 갖고 공통관심사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이 늘어나더라구요"

이인철 변호사는 "방송활동이 힘은 들어도 여러 시청자들에게 법적 지식을 전달할 수 있어 재미있다"면서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외국 로펌과 제휴해 국제이혼 관련일로 확장해보고 싶다. 법무법인 윈이 전세계적 네트워크로 연결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