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생각하기 싫어해…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선택
고정관념 적절히 활용…저비용고효율 마케팅 필요
#생각하기 싫어하는 소비자
마케팅에서 고정관념이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고정관념은 사람들이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작용한다는 것. 둘째,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자리잡게 되면 사람들은 그 고정관념을 중심으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사고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셋째, 자신의 고정관념과 다른 정보가 들어온다고 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이 되고, 사고의 폭을 제한시키고, 쉽게 변하지 않는 고정관념으로서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고정관념으로서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특정한 대상에 대해 특정 브랜드를 갖고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생각하기 싫어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수많은 정보가 들어오더라도 그 정보들을 다 처리하지 않고, 본인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런 고정관념은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판단할 때도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많이 쓰는 고정관념 중 ‘가격품질연상효과(price-quality associati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싼 게 비지떡’이란 의미로 ‘가격이 비싼 만큼 제값을 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고정관념 활용방법
고정관념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브랜드 확장전략이 있다. 이는 라인 확장과 카테고리 확장으로 구분한다. 라인 확장은 한 음료브랜드에서 레몬맛, 오렌지맛, 포도맛이 나오는 것처럼 같은 제품계열 내 신제품에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카테고리 확장은 아이보리라는 말을 비누에도 쓰고 샴푸에도 쓰고 컨디셔너, 식용세제 등 다양한 제품군에 같이 쓰는 경우를 말한다.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수많은 신제품들이 출시됐을 때 그 중 63%가 기존 브랜드를 활용하는 라인확장전략을 활용했고, 18% 정도가 카테고리 확장을 사용했다. 물론 이렇게 과거에 성공했던 이름을 그대로 신제품에 사용하는 브랜드 확장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제품에 성공한 이름을 썼을 때 신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기존 브랜드까지도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우디 차량에서 급발진사고가 발생한 뒤 아우디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연상을 갖게 된 것처럼 잠재적 위험도 존재한다.
#브랜드 확장 전략
기업에서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확장이 많아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시장 내 경쟁이 가속화되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마케팅 비용 중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기존에 알고 있는 브랜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둘째, 신제품이 등장할 때 전혀 모르는 낯선 이름의 제품이 등장하면 소비자들은 그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진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친숙한 이름을 달고 나온 신제품에 대해 더 긍정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셋째, 시장 내에서 신제품의 성공확률이 실제로 매우 낮다는 것이다. 신제품의 3분의 2가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사라지고, 살아남은 제품들 중에서도 3분의 1 정도만 성공한다. 신제품 성공확률은 낮고 신제품 출시비용은 높을 때 기존에 성공한 것을 활용하려는 기업의 욕구는 계속해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후광효과와 원산지효과
고정관념을 이용한 전략 두 번째는 후광효과나 원산지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후광효과는 긍정적인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특정 브랜드의 후광을 신제품에 그대로 전이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초기 삼성자동차가 제품을 출시할 때 티저광고에 기능이나 품질을 언급하는 대신 삼성그룹이 갖고 있는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그래서 나온 유명한 카피가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다. 그 말 한마디가 사람들이 삼성에 갖고 있는 다양한 연상들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그래, 삼성이 만들면 좀 다르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고정관념을 파급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원산지효과는 특정 제품에 대해 어느 나라 제품이냐에 깊은 관심을 갖고 나름의 평가를 하는 고정관념을 활용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가 ‘일본 전자제품은 뛰어나다’고 생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러시아의 보드카 제조업체인 스톨리크나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미국산 보드카를 마셨습니다. 이제는 러시아산 보드카를 마셔야 할 때입니다”라는 식이었다. ‘보드카하면 러시아’라는 원산지효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마케팅 활동이라는 것은 결국 브랜드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고정관념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위험요소와 경계요소를 잘 살피고 긍정적인 고정관념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저비용·고효율 마케팅을 완성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곽준식 <동서대 교수 no1marketer@naver.com>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마케팅 석사·마케팅 박사 △Korad AE, Lee&DDB 마케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