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장기화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선진국 중에서 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던 미국 독일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글로벌 기업 실적 추정기관인 IBES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6월 들어 전월 대비 0.82% 하향 조정됐다.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건 상대적으로 경기 상황이 좋았던 미국 독일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역시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3월 이후 두 달 연속 상향되다가 5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이달에는 0.66% 줄었다. 독일과 일본 기업들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상향되다가 이달 들어 각각 0.69%, 1.22% 하향 조정됐다.

톰슨파이낸셜 집계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5월 47달러2센트에서 이달 들어서는 46달러87센트로 0.32% 낮아졌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1.47%) JP모건체이스(-3.96%) 엑슨모빌(-2.54%) 등도 전망치가 하향됐다.

대우증권은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2년 넘게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실적 전망치 하향 흐름 역시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정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머징마켓은 선진국 경기 둔화로 수출 여건이 악화되면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춰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