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벌며 '생계 곤란' 인기배우 김무열 병역면제
감사원은 억대의 수입을 거둔 배우 A씨가 수차례의 병역 연기 시도 끝에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21일 발표했다. A씨는 영화 ‘은교’에 출연한 영화배우 겸 뮤지컬배우인 김무열 씨(사진)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병역비리 근절 대책 추진 실태’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3월 징병검사에서 현역 입영대상인 2급 판정을 받은 뒤 2010년 5월 ‘생계유지곤란자’로 분류돼 병역을 면제받았다.

김씨는 2007년 5월부터 실제로 응시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 직업훈련원 교육 등을 이유로 다섯 차례에 걸쳐 입영을 연기했다. 이후 더 이상 입영이 연기되지 않자 2010년 1월에는 질병을 이유로 병역처분 변경을 신청했다. 이 신청이 거부되자 김씨는 3일 만에 생계유지가 어렵다며 병역 감면을 신청해 다시 한번 입대를 늦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고의적인 병역의무 연기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인천·경기지방병무청 담당자는 조사과정에서 입영연기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병역을 연기한 기간 중 아침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에 출연해 2007년 5290여만원, 2008년 1억210여만원, 2009년 1억46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병무청장에게 김씨 심사를 담당한 병무청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 김씨에 대해 병역의무를 적정하게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 발표에 대해 김씨의 소속사는 “감사원 발표는 사실”이라며 “김무열의 아버지가 2002년 뇌출혈로 쓰러졌고 2008년엔 암 선고를 받아 병원비 등의 지출로 인해 김무열이 실질적으로 가장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아직 병무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지는 못했으나 조사가 필요하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