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의 발전 사업 '도전'…첫 민간 석탄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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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투데이]
당진에 100만㎾급 2016년부터 전력 생산
친환경기술 대거 도입…에너지, 신성장 동력으로
당진에 100만㎾급 2016년부터 전력 생산
친환경기술 대거 도입…에너지, 신성장 동력으로
동부그룹이 민간 기업 최초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진출한다. 액화천연가스(LNG)보다 경제적인 석탄을 이용해 친환경 발전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와 철강에 이어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의 행보가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환경 4無 발전소
동부발전은 지식경제부로부터 충남 당진시 석문면 42만㎡ 부지에 100만㎾급 석탄화력발전소(동부그린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을 허가받았다고 5일 발표했다. 정부가 민간 기업에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발전은 2조2000억원을 들여 2015년 12월 말 발전소를 완공해 2016년 1월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부그린발전소는 친환경발전소를 표방하고 있다. 동부발전 관계자는 “석탄 재를 처리하는 회처리장, 석탄가루, 폐수, 철탑이 없는 4무(無) 발전소”라고 설명했다.
석탄을 태울 때 생기는 재인 ‘회(灰)’는 곱게 타면 시멘트 원료로 쓸 수 있다. 반면 날아가지 않고 아래로 가라앉은 회는 바다에 매립지를 만들어 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하지만 동부발전은 신기술로 환경 오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라앉는 회를 모아 유연탄과 함께 갈아 태우는 것을 반복하면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폐수 재활용 첨단 시스템을 도입해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도 방류하지 않고 모두 재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질소, 황,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을 녹인 물을 바다로 방류해 왔다.
건물 안에 석탄 보관장을 만들고 밀폐형 컨베이어 벨트로 운반해 석탄을 발전소 외부에 보관할 때 생기는 탄가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송전탑을 이용해 추가 건설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해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가 신성장동력
동부그룹은 화력발전소 건설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동부발전이 발전소 사업을 개척하고, 동부건설이 플랜트를 짓는 방식으로 새로운 에너지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동부발전은 당진에 이어 강원도 삼척에도 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이다.
동부발전 관계자는 “올해 말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건설의향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발전소 개발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에너지 시장으로의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의 설계, 구매, 시공의 모든 과정은 동부건설이 일괄 수행한다.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완성되면 국내 전체발전용량(시간당 7만㎿)의 70분의 1을 담당하게 돼 국가적 전력 공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동부그린발전소의 발전량인 시간당 1000㎿는 수원시 전체 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LNG발전 등에 비해 발전 단가가 절반 수준이고 대량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석탄발전소가 전력난을 돌파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