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행위부터 근절해야
그리스 "도둑 취급" 발끈
라가르드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그리스보다 아프리카의 빈곤층 어린이들이 더 걱정스럽다”며 “그리스인들은 세금을 내고 스스로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은 더 이상 동정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책임감을 갖고 세금 회피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IMF는 그리스에서 매년 50억~60억유로 규모의 세금이 탈루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4.3~27.5%(오스트리아 린츠대, 그리스 이오니아대 등 추정)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스 측은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에 발끈했다. 라가르드의 페이스북에는 주로 그리스인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반박 메시지가 1만건 이상 붙었다. 이들은 “선량한 그리스인들을 세금도둑 취급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도 “라가르드 총재가 그리스를 모욕했다”고 반박했다. 극좌파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 노동자들은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고 흥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라가르드 총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리스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이가 공정한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스 내에선 내달 안에 정부의 자금이 고갈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그리스 총리는 “외부 구제금융이 끊기면 내달 안에 그리스 정부의 자금이 고갈될 것”이라며 “내달 총선에서 안정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다면 공무원 임금과 연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