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24시간 연속 케이블 설치에 진땀…기술 국산화 긍지 하나로 뭉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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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훈 대림산업 선임연구원
문종훈 대림산업 기술개발원 특수교량팀 선임연구원(38·공학박사·사진)은 이순신대교 현장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공사 중에 수시로 발생하는 급박한 문제를 한나절 이내에 풀어내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자다가도 전화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문제 해결이 안되면 200여명의 현장 인부들이 일손을 놔야 하니 늘 긴장의 연속이었죠”라고 말했다.
이순신대교 건립 공사는 2007년 말부터 시작됐다. 문 연구원을 비롯한 특수교량팀은 2008년 초부터 공사에 필요한 설비도면을 만들고, 이를 제조업체에 전달해 각종 설비를 생산했다. 주경(교량의 핵심 기둥) 공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로프를 감는 드라이빙윈치(권양기), 와이어 공급설비, 케이블을 감싸는 래핑 머신, 케이블을 묶는 컴팩션 머신 등 10여개 장비를 공사에 적용하기 쉽게 별도로 제작했다.
주경 공사가 끝난 2010년 11월부터 케이블 설치 작업에 나섰다. 처음 두 주경을 잇는 하나의 로프(파일럿 로프)를 먼저 연결한 뒤 이 로프를 따라 24시간 연속으로 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을 1년간 진행했다.
케이블공사 공중 작업장인 ‘캣워크’ 위에서 일하는 것을 몰랐던 현장 인부들은 ‘공사를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63빌딩보다 높은 곳(270m)에서 아래쪽으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철조망 위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에게도 초조와 긴장의 나날이 계속됐다. “케이블 설치작업은 하나의 공정이 마무리된 이후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야 하는 순차적 공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첫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직원들이 꼼짝 못하고 쉬어야 하죠. 하루 쉬면 무려 3억원씩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주경과 주경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에는 1860MPa(메가파스칼)의 인장강도를 보유한 직경 5.35㎜의 초고강도 강선(와이어)이 사용됐다. 피아노 줄 같은 와이어 1가닥이 4t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너끈히 매달 수 있는 강도다. 문 연구원은 본격 케이블 작업이 들어가기 이전에 연습으로 설치한 와이어가 서로 얽혀 네 가닥을 잘라야 했다. 전체 길이만 2260m에 달해 한 번 실수로 폐기 처분하면 800만원을 버리는 셈이다.
겨울바람과 여름 태풍 등 기상 여건도 늘 경계 대상이었다. 작년 여름 두 차례 강력한 태풍으로 작업을 중단하고, 피해 예방에 치중한 것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문 연구원은 “자다가도 전화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문제 해결이 안되면 200여명의 현장 인부들이 일손을 놔야 하니 늘 긴장의 연속이었죠”라고 말했다.
이순신대교 건립 공사는 2007년 말부터 시작됐다. 문 연구원을 비롯한 특수교량팀은 2008년 초부터 공사에 필요한 설비도면을 만들고, 이를 제조업체에 전달해 각종 설비를 생산했다. 주경(교량의 핵심 기둥) 공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로프를 감는 드라이빙윈치(권양기), 와이어 공급설비, 케이블을 감싸는 래핑 머신, 케이블을 묶는 컴팩션 머신 등 10여개 장비를 공사에 적용하기 쉽게 별도로 제작했다.
주경 공사가 끝난 2010년 11월부터 케이블 설치 작업에 나섰다. 처음 두 주경을 잇는 하나의 로프(파일럿 로프)를 먼저 연결한 뒤 이 로프를 따라 24시간 연속으로 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을 1년간 진행했다.
케이블공사 공중 작업장인 ‘캣워크’ 위에서 일하는 것을 몰랐던 현장 인부들은 ‘공사를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63빌딩보다 높은 곳(270m)에서 아래쪽으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철조망 위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에게도 초조와 긴장의 나날이 계속됐다. “케이블 설치작업은 하나의 공정이 마무리된 이후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야 하는 순차적 공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첫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직원들이 꼼짝 못하고 쉬어야 하죠. 하루 쉬면 무려 3억원씩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주경과 주경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에는 1860MPa(메가파스칼)의 인장강도를 보유한 직경 5.35㎜의 초고강도 강선(와이어)이 사용됐다. 피아노 줄 같은 와이어 1가닥이 4t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너끈히 매달 수 있는 강도다. 문 연구원은 본격 케이블 작업이 들어가기 이전에 연습으로 설치한 와이어가 서로 얽혀 네 가닥을 잘라야 했다. 전체 길이만 2260m에 달해 한 번 실수로 폐기 처분하면 800만원을 버리는 셈이다.
겨울바람과 여름 태풍 등 기상 여건도 늘 경계 대상이었다. 작년 여름 두 차례 강력한 태풍으로 작업을 중단하고, 피해 예방에 치중한 것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