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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총신대 교수 "히브리어 문법책 첫 번역 10년 걸렸어요"

“유대교 랍비의 말에 ‘번역문으로 읽는 것은 신랑이 신부의 베일 위로 입맞추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은 베일을 벗은 신부에게 직접 입맞추듯 성경을 만나게 할 겁니다.”

김정우 총신대 구약학 교수(사진)가 한글로 설명된 히브리어 문법책 ‘주옹-무라오까 성서 히브리어 문법’(기혼출판사 펴냄)을 번역·출간했다. 1910년 ‘셩경젼셔’ 출간 이래 100여년 만에, 한글 문법에는 없는 내용까지 우리말에 적합하게 바꿔 완성한 성서 히브리어 문법책이다.

그동안 성서 원문 연구자들은 영어나 독일어 프랑스어 등으로 히브리어를 배워야 했다. 그나마 국내에 나와 있는 히브리어 문법책은 초급에 불과했다. 따라서 히브리 원전의 정확한 뜻이나 미묘한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개정개역 성경 이사야서 53장 3절에 ‘그는…질고를 아는 자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히브리 원문 ‘에두아 홀리’는 ‘병을 많이 겪었다’는 뜻입니다. 신명기에도 ‘에두아’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의 수동분사는 영어로 ‘master’라는 뜻이어서 ‘병을 겪고 본질을 아는 자’라고 해석할 수 있죠. 공부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참석자들이 그러더군요. ‘그(예수)는 화타였네!’”

김 교수는 “히브리어는 시제가 불투명하고 약동사의 변화가 많아 매우 불충분한 언어”라며 “이 때문에 일어나는 성경 해석의 많은 오해와 논쟁을 해결하려면 원전을 읽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2003년부터 번역한 이 책은 예수회 신부이자 히브리어·셈어 학자였던 폴 주옹(1871~1940)이 1923년 프랑스어로 쓰고 일본 출신 무라오카 교수(네덜란드 라이덴대)가 1991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겼다. 단순 번역을 넘어 원서에 등장하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 등의 유럽 언어와 아람어 아랍어 시리아어 같은 셈족 언어를 빠짐없이 우리말로 번역했다.

“프랑스 예수회의 멘토정신, 일본의 장인정신에다 한국의 선비정신을 융합한 작품이라고 할까요. ‘성서 히브리어 문법’은 의미가 모호했던 단어들을 보다 명료하게 해줄 겁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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