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 등 5명을 뽑는 전당대회는 당의 최대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별 주목을 받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 당원은 “주변에서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하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다른 당원은 “작년에 비해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며 “너무 심심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4일 치러진 전국선거인단투표에는 당원·청년 선거인단 20만6182명 가운데 2만9121명만 참여해 투표율이 14.1%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25.9%) 때보다 11.8%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전대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대의원들이 회의장을 채우지 않아 제때 시작하지도 못했다. 결국 2시30분께 참석하기로 했던 대의원 8934명 가운데 4784명이 회의장을 찾아 겨우 개회를 선언할 수 있었다.
한 국회의원 초선 당선자는 전당대회가 흥행이 안 된 이유에 대해 “누가 돼도 친박근혜계 아니냐”며 “지역별로 자리를 나누는 선거니 긴장감이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방송 토론회를 네 차례 열었다. 한 대의원은 “현안에 대해 후보들의 의견이 너무 비슷해 재미가 없었다”며 “차별화가 안 되는데 대체 누굴 뽑겠냐”고 지적했다.
일찌감치 ‘황우여 대세론’이 부각되면서 박빙의 구도를 이뤄내지 못한 것도 주목을 못 받은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전당대회에 나섰던 홍준표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에 비해 이번 후보자들의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게 당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른 초선 당선자는 “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친박계 내부 갈등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고를 하자 중량급 인사들이 몸을 사리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를 조용하고 깨끗한, 돈 안 드는 선거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그렇더라도 당의 큰 축제가 ‘김빠진 맥주’처럼 진행된 것은 문제가 있다. 8월로 예정된 대선 후보 경선 땐 국민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새누리당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