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韓流' 플랜트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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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rg - 김원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wonso.kim@samsung.com>
지난해 해외 수주액 443억弗…2000년보다 23배 늘어
국내에서의 성공경험 바탕…중동 등 신흥국 공략 주효
지난해 해외 수주액 443억弗…2000년보다 23배 늘어
국내에서의 성공경험 바탕…중동 등 신흥국 공략 주효
다음은 어떤 산업을 설명하는 것일까. 지난해 해외 수주액이 2000년보다 23배 늘어 연평균 증가율이 33%에 이른다. 세계 2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이 5개나 된다.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조선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두 아니다.
정답은 플랜트엔지니어링이다. 발전소나 공장 등 산업시설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을 뜻하는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발전해 국내 건설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기업의 플랜트엔지니어링 해외 수주 금액은 2000년 19억달러에서 지난해 443억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건설 수주 중 플랜트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76%로 높아졌다. 해외 플랜트 수주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1%에서 2010년 12%로 상승했다.
지난 10여년간 해외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은 ‘플랜트 한류(韓流)’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이 단기간에 급속히 발전한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국내에서 성공한 경험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1960~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선진국 기업이 주관하는 국내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면서 플랜트엔지니어링 사업 경험을 쌓았다. 동시에 중동과 동남아시아 토목건설 시장에 진출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0년대 들어 중동과 동남아 국가의 플랜트 공사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플랜트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기존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지역 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비결은 전략적 목표 설정이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 초기부터 중동을 비롯한 신흥국을 핵심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였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중동지역 공사가 늘어나고, 신흥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의 예측대로 2000년대 들어 산유국의 원유 판매 금액은 연평균 25% 증가했고, 신흥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지속했다. 한국 기업의 공격적인 전략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 JGC가 2000년대 중반부터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보수적인 전략을 펼친 것과 대조된다.
고객과 한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 신뢰를 확보한 점도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의 성공 비결이다. 현대건설은 2004년 이란 가스전 개발 사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현장 인력 1000여명이 1주일간 밤샘 작업을 벌여 당초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쳤다.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지난 10여년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1류 대열에 올라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셰일가스와 심해자원 개발이 늘어나고 대형 복합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 사업 모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아직 선진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설계 역량도 확충해야 한다.
김원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wonso.kim@samsung.com>
정답은 플랜트엔지니어링이다. 발전소나 공장 등 산업시설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을 뜻하는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발전해 국내 건설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기업의 플랜트엔지니어링 해외 수주 금액은 2000년 19억달러에서 지난해 443억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건설 수주 중 플랜트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76%로 높아졌다. 해외 플랜트 수주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1%에서 2010년 12%로 상승했다.
지난 10여년간 해외 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은 ‘플랜트 한류(韓流)’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이 단기간에 급속히 발전한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국내에서 성공한 경험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1960~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선진국 기업이 주관하는 국내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면서 플랜트엔지니어링 사업 경험을 쌓았다. 동시에 중동과 동남아시아 토목건설 시장에 진출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0년대 들어 중동과 동남아 국가의 플랜트 공사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플랜트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기존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지역 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비결은 전략적 목표 설정이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 초기부터 중동을 비롯한 신흥국을 핵심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벌였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중동지역 공사가 늘어나고, 신흥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의 예측대로 2000년대 들어 산유국의 원유 판매 금액은 연평균 25% 증가했고, 신흥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지속했다. 한국 기업의 공격적인 전략은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 JGC가 2000년대 중반부터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보수적인 전략을 펼친 것과 대조된다.
고객과 한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 신뢰를 확보한 점도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의 성공 비결이다. 현대건설은 2004년 이란 가스전 개발 사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현장 인력 1000여명이 1주일간 밤샘 작업을 벌여 당초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쳤다.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지난 10여년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1류 대열에 올라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셰일가스와 심해자원 개발이 늘어나고 대형 복합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은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맞춰 사업 모델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아직 선진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설계 역량도 확충해야 한다.
김원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wonso.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