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1시간 빠른 잇따른 새벽 출근…비상점검 돌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2일 평소보다 한 시간 가까이 빠른 오전 6시40분께 서울 서초사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11일 서초사옥에 정기 출근을 시작한 이후 가장 이른 시간이다.

최근 몇 개월 간 지하주차장을 통해 집무실로 올라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로비에서 김순택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의 마중을 받고 출근했다.

"특별한 일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금융계열사 사장단들과 오찬이 있다" 며 "연례 행사"라고만 언급했다.

삼성 안팎에선 그러나 이 회장의 이른 출근이 주력 계열사들에서 잇따라 불거진 윤리경영 부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초부터 터져나온 삼성전자 담합, 공무집행 방해를 비롯해 최근 삼성카드 거짓 해명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삼성의 신뢰도가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회장이 조직 전반을 추스르고,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틀 전인 지난 10일에도 오전 6시50분께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각종 현안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전문가 출신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관련 제도를 확대, 보강하고 여성 비율을 높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날 역시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 사장들과 오찬을 갖고 금융산업 현안에 대한 보고 및 올해 사업 과제,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특히 구설수에 올라있는 회사에 대한 질책과 함께 성장동력 확보 등에 대한 주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