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달 10일 오전 2시께 서울 을지로 6가 KT지점 벽면과 지하철 환풍구 등에 영문 이니셜과 욕설 등을 그린 혐의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 공동재물손괴) 최모씨(36)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최씨 일행은 지난달 9일 저녁 서울 동대문 상가의 한 의류점에서 벽화작업을 마치고 인근 술집에서 소주 5~6병을 나눠 마셨다. 술 기운이 오른 이들은 술집을 나와 을지로 6가를 걷던 중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빌딩 벽면 등 26곳에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이들은 ‘야이 ×××야’ 등의 욕설과 ‘JINS’처럼 자신들의 영문 이니셜을 그렸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단 의미로 ‘MEAL’이라는 영문자도 넣었다. 직업이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이들은 한 장소에서 그림을 그리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모든 작업이 1시간 20분 만에 끝이 났다. 최씨 일행 중 2명은 10년 넘게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재미 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