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바통 터치' 할 주자는 누구…
삼성전자의 질주가 지속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56% 오른 126만7000원으로 또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5.77%로 국내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다가올 실적 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주도주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단기 급등으로 부담

당분간은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이 15.8%로 시가총액 비중 15.8%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종목이어서 10%가량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은 장애물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8월19일 67만2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7개월 만에 86.32% 급상승, 개미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부담스러워졌다. 우경주 삼성SNI 반포점 차장은 “조정받을 때 들어가겠다고 지켜보고만 있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차기 주도주 후보를 찾아라

전문가들은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를 계속 쥐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차익실현 이후 갈아탈 차기 주도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주도주 후보군으로는 현대차 SK이노베이션 우리금융 등이 꼽혔다. 영업이익, 시총 상위 종목 중 올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시총 비중이 현저히 낮은 종목들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영업이익과 시총 비중이 비슷한 수준인 데 비해 현대차는 영업이익 비중 6%, 시총 비중 4.3%로 1.7%포인트의 격차를 내고 있다”며 “1분기 실적 시즌 즈음에 주가가 상승하면서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대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도 견조한 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7배로 낮다”며 “최근 외국인 주도로 주가가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기관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영업이익 비중 2.2%로 시총 비중(1.4%)과 0.8%포인트 차이를 나타낸다. 최근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이 나타나면서 삼성전자 이후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보다 3.24% 상승한 17만5000원에 마감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유업황이 장기 사이클로 볼 때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호황기를 탈 것”이라며 “신규 정유설비 증설은 제한적이나 설비 폐쇄가 진행되면서 정유사들의 가동률과 마진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주도업종으로 은행주들도 거론됐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공급으로 글로벌 은행들의 주가는 회복되고 있으나 국내 은행들은 대외환경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아 아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0.8배 수준”이라며 “부실자산 우려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상반기 저점으로 하반기 업황 회복이 예상돼 PBR 1배까지는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상향되는 업종 주목

연초부터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정보기술(IT) 업종에 이어 기계 자동차 은행 등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기계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229억원으로 지난달 말 추정치보다 5.7% 높아졌다. 보험(1.5%) 건설(1.1%) 자동차(0.9%)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은행(0.9%) 철강(0.7%) 음식료(0.5%) 업종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안상미/유승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