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속 건자재 값 상승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석고보드 생산업체 중 하나인 한국보랄석고보드(옛 한국라파즈석고보드)가 지난 1일부터 출고가를 10%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이 쓰이는 두께 9.5㎜, 가로 900㎜, 세로 1800㎜짜리 일반석고보드는 장당 2400~2500원에서 2700원 선으로 오를 전망이다.
건자재 유통업계에서는 경쟁 업체인 KCC도 조만간 비슷한 폭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고보드를 자체 생산하는 업체는 이 두 곳뿐이다. 보랄석고보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원료인 석고와 기름값 등이 계속 올라 1년 만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석고보드는 3.3㎡(1평)당 4~6장 정도 쓰인다. 면적 330㎡(100평)를 기준으로 인테리어 재료비를 계산하면 소비자 부담이 10만원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벽과 천장에 두루 쓰이는 건축자재인 석고보드는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가 7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석면이 없고 가벼우면서도 방화성 단열성이 좋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아파트 단지 같은 대규모 건축은 줄었지만 리모델링, 조립식 주택 등 소규모 건축이 늘어나면서 석고보드 시장은 연 5%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특성상 생산업체가 출고가를 올려도 시중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다양한 건자재를 함께 취급하는 중간 도·소매상과의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석고보드 업체들은 이번 가격 인상분이 완전히 반영되려면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상들은 현장 건설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출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 손해를 보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석고보드 생산업체들이 인상 가격 적용을 오는 4월까지 유예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체결된 납품 계약에선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형 건설사들은 하도급 업체가 자재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어 석고보드 값이 올라도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레미콘 철근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데 대해선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임현우/김동현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