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조여오는 프로그램 매물
증시가 프로그램 매물에 ‘발목’을 잡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첫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인 오는 8일까지는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코스피지수는 18.57포인트(0.91%) 하락한 2016.06으로 장을 마쳤다. 차익거래(-1744억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2468억원을 순매도해 하락세를 이끌었다. 프로그램은 지난 2일 584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 매도 규모를 키우며 증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 2월 두 달간 3조9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차익매수세가 유입됐고 프로그램 순차익 잔액도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8일까지는 프로그램 매물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도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외국인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며 “조용히 넘어갔던 1, 2월과는 달리 이달에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일정 수준의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규 투자를 자제할 것을 권했다. 투자하더라도 중국 관련주, 중소형주 등 수급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중국 관련주의 경우 중국이 GDP 목표치를 내리기는 했지만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을 계기로 경기 부양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난주(2월27일~3월2일) 운수장비 기계 운수창고 등 중국 경기 부양 수혜 업종에 기관·외국인의 동시 순매수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나 수급 상황은 괜찮은 편”이라며 “중소형주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대형주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