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 장르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PC방 기준 인기 게임 상위권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아이온, 서든어택, 피파온라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내 출시된 리그오브레전드를 필두로 사이퍼즈 등 AOS 장르 게임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점령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AOS는 국내 PC방 열풍을 이끈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사용자가 제작한 지도) ‘Aeon of Strife’ 에서 유래됐다. 캐릭터를 키우는 역할수행게임(RPG)에 실시간 전략(RTS)과 빠른 전투를 요하는 1인칭슈팅(FPS) 요소를 접목한 장르다.

게이머가 하나의 캐릭터를 직접 조종해 상대 진영의 핵심 건물을 먼저 부수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려한 그래픽, 쉬운 조작법, 짧은 게임 시간,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 등이 인기 요인이다.

○인기몰이하는 AOS

AOS 돌풍을 이끌고 있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다. 지난해 중국의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가 인수한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게임으로 지난해 12월 한국어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한글화가 되기 전에 국내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회원 수만명의 팬카페가 생겨날 정도로 국내에도 마니아들이 있었다. 지난 1일 PC방 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는 서든어택, 아이온에 이어 PC방 점유율 3위까지 올랐다. 19일에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공인종목 게임으로 채택됐다. 리그오브레전드도 다른 AOS 게임처럼 다양한 게임 캐릭터가 특징이다. 이용자는 80개가 넘는 게임 캐릭터 ‘챔피온’을 고를 수 있다. 2009년 북미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2주마다 새로운 챔피온을 추가했다. 챔피온의 능력치 등이 적절하게 설정돼 게임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 것도 이 게임의 장점이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을 고려해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다른 이용자와 연결시켜주는 매칭 시스템도 눈에 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사이퍼즈도 인기다. 지난해 말 최고 동시접속자 수 8만명을 돌파했다. 던전앤파이터로 유명한 게임업체 네오플이 만든 게임으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골라 팀을 이뤄 상대 팀 건물을 파괴하면 이긴다. 기존 AOS 장르 게임은 전략적인 측면이 강해 마니아 외에는 몰입하기 힘들었지만 손쉬운 조작 방법과 간소한 게임 시스템을 도입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부터 네오플은 매달 캐릭터 업데이트를 통해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네오액트에서 개발하고 세시소프트에서 서비스하는 카오스온라인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AOS 게임이다. 이 게임은 블리자드 워크래프트의 다양한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팀원들과 다양한 전략으로 상대편과 경쟁을 벌인다. 캐릭터의 레벨 상승과 교전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의 무기, 의상 등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격화되는 AOS 경쟁

AOS 장르가 국내에 자리를 잡으면서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AOS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달 미국 게임개발사 S2게임즈의 AOS 게임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ON)’를 국내에 유통한다고 발표했다. HON은 AOS 게임 중 가장 많은 95개의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신현근 엔트리브소프트 퍼블리싱사업그룹장은 “높은 완성도의 콘텐츠를 보유한 HON은 3년째 서비스되고 있는 안정성이 검증된 게임”이라며 “현재 상반기 내 비공개시범테스트를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드래곤플라이는 세계적으로 200만장 이상 판매된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360의 유명 게임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을 AOS 장르로 옮긴 킹덤언더파이어를 만들고 있다. 이 게임은 유럽 중세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세계에서 두 명의 절대자인 니블과 엔카블로사의 다툼을 그린다.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은 기존 AOS 게임과 달리 제한 시간을 둬 진행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