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지역거점
中企 102개 입주…기업 성숙단계까지 책임
기술닥터 500명
지역기업 애로 1대1 해결…올 440곳 지원 예정
지난 한 해 동안 일본 중국 러시아 영국 칠레 태국 이집트 등에서 정부와 대학, 산업단지, 경제특구 관계자 등 200여명이 경기TP를 찾았다. 경기TP의 지역기술혁신거점 모델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달 말과 4월 초에도 러시아 스콜코버대 경영대학원 등 러시아 기관 두 곳에서 방문한다.
○지역기술혁신거점 성공모델로 자리잡아
경기TP는 ‘지역기술혁신거점’ 성공모델로 꼽힌다. 지역기술혁신거점이란 지역 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술장비 지원 유관기관 등과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장비의 활용, 공동 연구·개발, 기술 확산 및 사업화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경기TP의 모태는 옛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연구집단화단지다. 중앙정부는 혁신클러스터 육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고도화 및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1997년 12월 기술연구집단화단지를 만들었다. 이후 1998년 경기도와 안산시가 출연한 535억원의 자금으로 재단법인 경기테크노파크를 출범시켰다.
경기TP는 19만1696㎡ 부지에 연면적 5만3827㎡ 규모로 산·학·연 기관과 기술집약적 기업 102개가 입주해 있다. 현재 출연금은 978억여원. 이 자금은 지식경제부가 244억여원(25%), 경기도 195억여원(20%), 안산시 535억여원(54.7%), 민간이 3억원(0.3%)을 출자했다.
경기TP가 일반 테크노파크와 다른 점은 창업보육과 연구·개발 및 기술 지원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에서 홍보 마케팅, 시장 개척까지 지원하는 등 기업의 성숙 단계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닥터사업’으로 현장 서비스 강화
지난해 창업보육 기업은 897개, 졸업 기업은 141개다. 경기TP의 지원을 받은 벤처·중소기업들은 제품 개발 시기를 앞당기는 성과를 냈다. 유무선 네트워크 제품 제조회사인 메티스커뮤티케이션은 개발비용의 90%를 절감했다. 온도감지센서를 생산하는 에스케이씨미스터는 하루 1만6000여개의 제품 생산능력을 5만개로 늘렸다.
경기TP는 중소·벤처기업에 △찾아가서 애로 기술을 해결해주는 ‘기술닥터’ △중소기업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기술 사업화 △고가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TP는 지식경제부 특허청 중소기업청 경기도 안산시 등과 협력해 반월·시화공단을 포함한 경기도 내 중소기업에 자금 등 총괄적인 지원을 한다. 이를 위해 아이디어 단계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기술 고도화 종합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경기TP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기술닥터사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직 정부 출연기관의 고급 기술인력 500여명으로 구성한 기술자문단이 첨단장비와 정보를 활용해 현장에서 기술 자문과 기술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1 대 1 기업 맞춤형 지원 사업을 한다. 기술닥터사업은 전문가가 한 기업체를 10회 이내 방문한다. 연간 2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기술닥터사업은 지난해 362개 기업을 대상으로 453건의 애로 기술을 처리했다. 올해는 440개 벤처·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애로기술을 지원할 방침이다.
○글로벌 강소기업 40여개 키워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벤처기업인 일우텍은 경기TP의 기술닥터사업 지원으로 시험 분석 및 시제품 제작 도움을 받아 세계 최초로 친환경 부품세척기를 개발했다. 미국의 까다로운 환경 인증을 획득하고 시장 개척에 성공해 창업 2년 만에 미국에 1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기TP는 창업보육과 기술·재산권 지원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글로벌 강소기업 40개를 키워냈다.
경기TP는 또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나섰다. 지식재산권 대응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올해는 예산을 지난해보다 두 배 늘린 22억1000만원을 확보했다. 그동안 특허에 한정했던 지원사업을 브랜드(상표) 및 디자인권 획득과 사업화까지 확대하는 등 지식재산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또 경기도와 경기TP는 도내 녹색기업을 위한 종합지원사업(Green All)도 본격화하고 있다. 녹색인증 획득을 위한 인증비용 및 컨설팅 지원부터 인증 제품 홍보와 판로 개척 자금 및 투자 지원, 공장입지 지원까지 전 과정을 종합 지원한다.
○견고하게 구축된 협력 네트워크
경기TP는 특히 과학기술혁신클러스터인 안산사이언스밸리의 산·학·연 협력 주도를 통해 첨단기술산업단지 모델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이곳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전기연구원, LG이노텍 연구소, 한양대, 한국해양연구원, 농어촌연구원을 비롯해 200여개의 지식기반기술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이 구축한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는 견고하다.
경기TP의 성공모델은 대덕연구단지개발특구지원본부에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한국형 과학기술혁신클러스터(STP) 모델 전수 및 조성 과정’ 프로그램에서 벤치마킹 교육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안산=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