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랑 그리고 투자…야구에 빠진 美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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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캐피털의 창업자 코언, 뉴욕 메츠 2000만弗 투자
"어릴적 꿈 찾고 이익도 챙겨"
"어릴적 꿈 찾고 이익도 챙겨"
헤지펀드 SAC캐피털의 창업자 스티브 코언(사진)의 동생 게리 코언이 작년 자신의 형이 뉴욕 메츠 야구단에 투자한다고 보도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사에 단 댓글이다. 코언의 야구단 소유 의지는 그만큼 강하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코언이 2000만달러를 들여 뉴욕 메츠 일부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경영권 인수전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코언은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LA 다저스의 강력한 인수후보이기도 하다. LA타임스는 그가 LA 다저스를 손에 넣을 경우 뉴욕 메츠 지분을 팔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어느 구단이건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구단주의 꿈을 가진 헤지펀드 매니저는 코언뿐이 아니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창업자도 지난해 뉴욕 메츠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야구광이었던 아인혼은 결국 지난해 9월 협상 결렬을 선언했지만 헤지펀드업계는 그가 언젠가 다시 스포츠단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 출신의 구단주 1세대는 선물거래의 창시자로 불리는 존 헨리 헨리앤드코 창업자다. 그는 2002년 보스턴 레드삭스를 인수했다. 레드삭스는 2004년 8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레드삭스 투자 후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헨리는 작년 10월 영국 축구팀인 리버풀 FC에도 투자했다.
냉혹한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들이 구단주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건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는 미국인들의 스포츠 사랑과 무관치 않다. 브래드 클론츠 캔자스주립대 금융심리학과 교수는 “스포츠팀의 지분을 사는 것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며 지루한 머니 게임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린 시절 스웨덴의 프로 하키 선수였던 필립 팔콘 하빈저캐피털 창업자도 2008년 내셔널하키리그 팀인 미네소타 와일드에 투자했다.
이들은 어린 시절 꿈만 갖고 투자하지는 않는다.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란 믿음 없이는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LA 다저스가 구단주 프랭크 매코트의 이혼 등으로 잠시 재정난에 빠졌을 뿐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1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현금흐름도 좋기 때문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