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간편한 맥도날드 햄버거점, 지갑 얇아진 손님 몰려

패스트푸드의 '귀환'… 맥도날드햄버거, 한국시장서 부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맥도날드 매장이 20여개나 증가했다. 2005년께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어온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 매장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관련 업계와 소비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데다 바쁜 일상이 일반화되면서 햄버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안티 패스트운동의 공세를 극복하고 최근 다시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초 240여개였던 매장 수는 2월 현재 260개에 달한다. 1년 새 20여개 증가한 셈이다.

맥도날드는 1988년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면서 한국 시장에 첫 진출했다. 한국 맥도날드는 2000년에 매장 200개, 연간 매출액 2000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5년께 매장 수가 300개까지로 증가했으나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시장에서 웰빙 바람이 불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중산층들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다시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밤을 잊은 올빼미족, 출근길이 바쁜 아침형 인간들이 햄버거를 식사 대용으로 애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션 뉴튼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지난해 "2015년까지 5000억 원을 투자해 가맹점 수를 200여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가맹점을 포함해 매장 수를 약 500개로 늘리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4년간 국내 맥도날드 매장이 두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맥도날드의 성장 동력은 새로운 메뉴가 아닌 정크 푸드의 대명사로 불린 '빅맥'과 '프랜치프라이'였다. 패스트푸드 본연이 가진 저렴한 가격과 간편함을 살려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 맞춘 메뉴와 마케팅에 전력을 집중한 결과다. 맥도날드 매장에선 500원부터 5000원 대에 이르는 메뉴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종로 2가점을 찾은 직장인 문씨(34)는 “보통은 밥을 먹지만 오늘처럼 바쁜 날은 이곳을 찾는다” 며 “출근길에도 바쁘면 가끔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김씨(28)는 “수입에 한계가 있다보니 식사비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 이라며 “시험이 눈앞이라 따로 밥 먹을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같은 시간 중구 맥도날드 명동점의 풍경도 비슷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설 속에 햄버거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고객층도 다양했다. 학생,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등 직업도 각양각색이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있었다.

한경닷컴 박은아 기자 snow@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