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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중앙은행이 포퓰리즘에 마취되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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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Fed)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2006년 주택시장 버블 붕괴조짐을 완전히 오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Fed가 공개한 2006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주택시장이)눈을 감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벤 버냉키 의장은 “펀더멘털이 강해 소프트랜딩할 것”이라고 경고를 일축했다. 그가 대공황 연구의 권위자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현 재무장관)도 “건전한 조정이며 세계경제는 아주 탄탄하다”고 맞장구쳤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한다는 Fed의 오진(誤診)이 어떤 쓰나미를 몰고왔는지는 주지하는대로다. 남유럽은 침몰직전이고 미국도 신용등급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넘어 시장경제 체제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당시 Fed의 착각은 버냉키나 가이트너 개인의 어리석음만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그 뿌리는 ‘파티 브레이커’ ‘인플레 파이터’ 등의 별명을 얻은 전임 Fed 의장들과 달리, 자산시장 버블을 부추긴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유산으로 봐야 한다. 중앙은행이 스스로 본분을 망각하고 자산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풀어야 한다는 주술에 마취된 결과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의 종착역은 경제 버블이다. 통화팽창에 따른 화폐 가치의 타락은 경제주체들이 점차 리스크에 무감각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저금리는 중앙은행이 저지르는 포퓰리즘이다. 물가가 목표치 내에 있더라도 자산 버블이 우려된다면 긴축에 나서는 게 진정한 중앙은행의 임무다. 한국은행은 어제 금통위를 열어 7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Fed의 오판과 참담한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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