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숨고르기 장세를 펼친 11일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박스권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국채발행 이슈도 남아있지만, 장기간 노출된 재료인 만큼 코스피지수가 1800선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이벤트를 앞두고 이날 투자자들이 자신있게 베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순차익잔고가 소폭 플러스(+)로 반전돼 있기 때문에 당장 내일 옵션만기일에는 물량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12월 배당을 목적으로 들어온 물량들이 1월 옵션만기일에 나올 수 있다"며 "통상 옵션만기일을 전후로 지수가 크게 흔들린 적은 없지만 1월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일(현지시간) 스페인, 12일~13일 이탈리아 국채발행 이슈도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송 연구원은 "헝가리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채권발행을 무사히 마쳤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권발행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주체가 없는데다 연기금과 투신도 최근 팔짱을 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승의 연속성도 담보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밴드 1800~1900선을 염두에 두고 트레이딩 전략을 펴는 게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곽 연구원은 "아직 적극적인 매매전략을 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구간"이라며 "코스피 1800선 초반에서는 경기 민감주를 주목하고 1900선에 다다르면 경기 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전략이 좋다"고 추천했다.

송 연구원은 "이달 말 EU(유럽연합) 정상회담 전후에나 증시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여력이 있다면 유럽 위기시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조선과 화학, 은행 업종 등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그는 "다만 12월 이후 무기력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 구간에서는 가능한 매매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