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무덤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가디언)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시스템이 '플래시 전쟁'에서 결국 애플에 무릎을 꿇었다. 어도비는 10일 모바일용 플래시 플레이어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도비의 플래시는 이미지,동영상,광고 등을 제작하고 볼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포털 사이트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어도비는 플래시를 통해 PC 시장을 주도해왔다. 인터넷 동영상의 75%가 플래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애플과의 관계가 나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팟터치,아이폰,아이패드 등에서는 어도비 플래시가 구동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잡스는 지난해 "플래시는 보안에 취약하고 배터리를 많이 소모한다"고 내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양사의 관계는 1999년 틀어졌다. 어도비의 대형 고객이었던 애플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를 독점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어도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잡스의 부탁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잡스는 "어도비가 나를 배신했다"며 분노했다. 이후 잡스는 제품에 어도비 플래시를 장착하지 않았다.

어도비는 앞으로 오픈소스 프로그램인 'HTML5' 투자를 확대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PC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MS가 새로 출시할 윈도8에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