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성 특허법인 이노 대표(변리사 · 40 · 사진)는 "선진국과의 FTA는 국내 기업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특허 측면에서는 선진 기업들의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게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대표는 한 · EU FTA를 계기로 유럽계 대형 로펌이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고 한 · 미 FTA가 시행돼 미국계 로펌까지 들어오면 결국 소송이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외국계 로펌을 등에 업은 글로벌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기업 간의 지재권 싸움에서 보듯 최근 분쟁은 단순한 손해배상 차원을 넘어 시장점유율에 결정타를 입힐 정도로 파괴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쟁은 대기업조차 감당하기 힘든 사안인데 대부분의 국내 중견 · 중소기업의 경우 아예 대비책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기술을 개발할 때 지재권을 감안한 연구 · 개발(IP-R&D)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미리 전 세계 지재권을 파악하고 이를 뛰어넘을 대안을 마련한 뒤 R&D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R&D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 개발할 수 있는 것은 독자 개발하되 그렇지 못한 것은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 등과 손잡고 개발하거나 이미 개발한 것을 사들여 사업화에 나서라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특허법인 이노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특허법원 판사를 역임한 서영철 변호사를 비롯해 이민형 · 정세성 · 정지원 변리사,이용훈 기술거래사 등 26명이 모여 출범한 곳으로 주로 중견 · 중소기업의 지재권 경쟁력 강화에 업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법인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권 변리사는 성균관대 공대를 나와 동대학원에서 공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