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전남 곡성 봉조마을, 탐방객 年1만명…친환경 매실ㆍ능이버섯 자랑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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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곡면 봉조마을이 '농촌체험마을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봉조마을을 찾는 체험 탐방객 수는 연 1만명을 넘는다. 전남지역 농촌체험마을 중 단연 돋보이는 유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런 유명세 덕분에 매실 능이버섯 밤 등 마을의 친환경 농산물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봉조마을에 농촌체험마을이란 간판이 내걸린 때는 2002년 4월.1996년 폐교된 오곡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농촌체험학교가 문을 열면서 관광객들에게 농촌생활과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농촌체험이 조기 정착된 요인으로는 차별화된 체험프로그램이 꼽힌다.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 '자연소리 음악회''산골마을 알밤영화제' 등은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묻지 않은 마을의 빼어난 자연환경도 성공 요인이다. 마을은 천덕산(672m)과 곤방산(714.8m)에 둘러싸여 있는 데다 마을 앞 1㎞ 지점에는 섬진강이 흐른다. 한마디로 산세가 포근한 계곡과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봉조마을은 지척에 섬진강과 대황강(보성강) 합류지가 있다. 섬진강을 두고 건너편에는 구례와 마주하고 있다. 봉황이 깃들었다는 서봉마을(말골)과 검은 새가 날고 잠을 잔다는 현조마을(검새골)을 합해 봉조마을이라 부르고 있다. 화순 백아산과 지리산을 잇는 곳은 빨치산들이 주요 퇴각 루트로 사용했을 정도로 산세가 깊고 험하며 골짜기가 많다. 마을 주변을 흐르는 봉조천도 자랑거리다. 물이 맑고 사계절 유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이곳에는 53개 농가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농지가 적고 임야가 대부분이어서 다작목이 성행한다. 임산물(밤 매실)이나 특용작물(능이버섯 장뇌삼),한봉(토종꿀)이 주요 특산물이다. 휴경지에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매실나무를 심어 해마다 매실 수확량이 늘어나고 있다. 마을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밤도 온전한 친환경 농산물이다. 마을 주민 중 한봉을 하는 농가가 많아 밤나무 방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능이버섯의 주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을에는 전남지역에서 가장 넓은 장뇌삼 경작지가 있다. 이곳에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시작한다. 조만간 마을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전망이다.
봉조마을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섬진강 벚꽃,철쭉으로 이어지는 봄꽃 나들이가 인기 코스.6월에는 매실 따기,매실차 담그기와 함께 올해 처음 개최되는 '자연소리 음악회'가 마련된다.
여름에는 마을 앞 계곡에서 즐기는 물놀이,자두 · 복숭아 따기,은어잡기체험(은어구이) 등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9월에는 가을빛 알밤줍기,밤쨈만들기와 함께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생태영화제인 '산골마을 알밤영화제'도 즐길 수 있다.
10월에는 가을걷이 수확 체험(고구마캐기 · 콩털기)을 즐기고 가을숲,겨울숲을 체험할 수 있는 '산골마을 겨울숲캠프'를 통해 보다 가까워진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마을에는 시골밥상 · 간식,다슬기수제비,능이버섯닭곰탕,산채비빔밥 등 산골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가 사시사철 준비돼 있다.
주변 관광지로는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다. 섬진강 레일바이크,영화 '태극기휘날리며'의 배경인 섬진강 증기기관차,레프팅,자전거하이킹 등도 관광객이 자주 찾는다. 1000년 고찰인 태안사와 국내 유일의 독도사진전시관인 섬진강 문화학교도 가볼 만한 곳이다.
이 중 봉조마을에서 동북쪽으로 3㎞쯤 떨어진 곳에는 섬진강변을 달리는 추억의 증기기관차가 다니는 철로가 놓여 있다.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10㎞ 구간을 달리는 증기기관차는 1960년대 실제 우리나라에서 운행됐던 모습 그대로다. 시속 30㎞ 내외로 운행하는 증기기관차는 곡성역에서 침곡역을 거쳐 가정역까지 약 10㎞를 오간다. 운행시간은 편도 20분 정도.가정역에 도착한 열차는 30분간 정차한 뒤 다시 곡성역으로 돌아온다. 열차 이용은 편도,왕복 모두 가능하다.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6000원, 편도 4000원.
매년 9월 중순에 열리는 '산골마을 알밤영화제'는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하는 문화행사다. 자연과 농촌을 생각하는 영화를 감상하고 알밤줍기, 밤쨈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작지만 야무진 마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을빛 영화음악회,알밤가족놀이,초록부스체험,알밤요리시식,산채파전,막걸리,능이버섯닭곰탕,산채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착한 도시이웃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농산물직거래와 도시이웃들을 위한 쉼터도 마련된다. 매실을 한창 수확하는 6월에는 '자연소리 음악회'가 열린다.
< 찾아가는 길>
곡성읍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례 방향으로 17번국도를 약 15㎞를 달리면 섬진강기차마을 가정역이 나온다. 곧이어 나오는 오른쪽 굴다리를 통과해 1㎞를 올라오면 봉조농촌체험학교를 찾을 수 있다. 문의 (062)362-5268,http://www.bongjori.net
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