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에 냉각수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사능 수치도 극도로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재스코 NRC 위원장은 16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진 당시 운전이 정지돼 있던 4호기의 사용 후 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에 물이 남아 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방사능 수준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사능 수치가 극도로 높아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정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NRC와 에너지부는 후쿠시마 원전에 원자력 전문가를 파견한 상태다. 스티븐 추 에너지부 장관도 하원 청문회에 출석,"후쿠시마 원전에서 부분적 노심 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분적 멜트다운이 방사선 누출 방지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당국은 현재 수조에 냉각수가 없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17일 헬리콥터를 탄 자위대 군인들이 상공에서 관찰한 결과 4호기에서 폐연료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조에 물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원전 위기와 관련한 비상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IAEA는 "18일 출발하는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이 일본에 도착하는 대로 비상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